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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개로 쪼개지는 카카오…주가는 왜 웃지 못했나[종목e슈]

이 기사 AI가 핵심만 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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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수 기자I 2026.08.29 06:0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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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설법인 ‘카카오AI’·존속법인 ‘카카오X’로 인적분할
“AI 골든타임 놓칠라”…자회사 관리 부담 덜고 본업 집중
노조 반발에 투심도 싸늘…발표 당일 7.49% 급락
증권가 목표가 줄하향…“AI 재평가냐 지주사 할인이냐”

[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카카오(035720)가 ‘두 개의 카카오’로 나뉜다. 카카오톡과 인공지능(AI)에 집중하는 성장회사와 금융·콘텐츠·모빌리티 계열사를 관리하는 투자회사를 떼어내 각자의 길을 걷겠다는 구상이다. 복잡한 사업구조를 단순화하고 AI 경쟁에 속도를 내겠다는 승부수지만 시장의 첫 반응은 냉랭했다. 분할 발표 당일 주가는 급락했고 노동조합도 고용 불확실성을 이유로 반대에 나섰다.

증권가 역시 인적분할 자체의 취지에는 공감하면서도 기대보다는 경계에 무게를 싣고 있다. 카카오톡과 AI 사업이 독립하면서 성장주로 재평가받을 여지는 있지만, 동시에 계열사 지분만 남는 카카오X에는 ‘지주사 할인’이 더욱 뚜렷해질 수 있어서다. 결국 이번 분할의 성패는 두 회사로 나누는 것 자체가 아니라 카카오AI가 실제 AI 성장성을 증명하고 카카오X가 보유 자산을 주주가치로 돌려줄 수 있느냐에 달렸다는 평가다.

김도영 카카오X 대표 내정자(사진=카카오)
김도영 카카오X 대표 내정자(사진=카카오)
“AI 골든타임 잡아라”…카카오가 둘로 나뉘는 이유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회사를 존속법인 ‘카카오X’와 신설법인 ‘카카오AI’로 인적분할하기로 했다. 순자산 장부가액을 기준으로 한 분할비율은 카카오X 0.6351463, 카카오AI 0.3648537이다. 오는 12월 17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 1일 회사를 나눈 뒤 같은 달 27일 카카오X 변경상장과 카카오AI 재상장을 추진한다.

카카오AI에는 카카오톡과 카카오맵을 중심으로 광고·커머스·AI 사업이 담긴다. 반면 카카오X는 카카오뱅크(323410)와 카카오페이(377300),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등 주요 계열사 지분과 투자 기능을 맡는다. 사실상 카카오AI는 인터넷 플랫폼·AI 성장회사, 카카오X는 계열사를 관리하고 투자하는 회사로 역할을 명확히 나누는 셈이다.

카카오가 이처럼 회사를 둘로 쪼개기로 한 배경에는 속도에 대한 위기감이 자리 잡고 있다. 카카오 측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이사회의 주요 의사결정 가운데 약 85%인 23건이 자회사 관련 사안이었다. 최근 1년 내부 투자심의 32건 가운데서도 자회사 안건이 84%를 차지했다. 자회사 지원과 구조조정 등에 본사의 경영자원이 집중되면서 정작 카카오톡과 AI 사업에 역량을 쏟지 못했다는 판단이다.

김도영 카카오X 대표 내정자는 분할 발표 당시 “지금 시점을 놓치면 안 된다는 절실함이 있었다”며 AI 사업의 속도를 강조했다. 정신아 카카오AI 대표 내정자 역시 자회사 관리 기능을 떼어냄으로써 핵심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그동안 카카오를 따라다닌 ‘복합기업 할인’을 털어내겠다는 의도도 있다. AI 플랫폼과 금융, 콘텐츠, 모빌리티 등 성격이 다른 사업이 한 회사 안에 묶여 있는 탓에 개별 사업가치를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다는 것이다. 회사는 사업별 의사결정과 자본 배분을 독립시키면 각 사업의 가치가 보다 명확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성장 목표도 공격적이다. 카카오AI는 2030년 매출 6조원 이상과 AI 매출 1조원, 영업이익률 30% 이상을 목표로 내걸었다. AI 일간활성이용자(DAU)는 2000만명 이상, 카카오톡 체류시간은 현재보다 50% 이상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카카오X는 테크핀·콘텐츠·모빌리티를 중심으로 2030년 주요 사업 매출 10조원 이상을 목표로 잡았다.

카카오 노조가 카카오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부분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카카오노조원들이 지난 6월 10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카카오 노조가 카카오 창사 이래 처음으로 부분 파업에 돌입한 가운데 카카오노조원들이 지난 6월 10일 경기 성남시 카카오판교아지트 앞에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방인권 기자)
“회사 쪼개도 책임 못 쪼개”…직원도 주주도 불안

문제는 회사가 기대한 것처럼 시장이 이번 결정을 곧바로 ‘가치 제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발표 당일인 지난 21일 카카오는 전 거래일보다 7.49% 떨어진 3만5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에는 3만3600원까지 밀렸다. 한때 낙폭이 13%대로 확대될 정도로 매도세가 거셌다. 과거 카카오게임즈와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등의 잇따른 상장으로 ‘쪼개기 상장’ 논란을 겪었던 학습효과가 투심을 짓눌렀다는 분석이다.

이번에는 물적분할과 구조가 다르다. 기존 카카오 주주가 보유 지분율에 따라 카카오X와 카카오AI 주식을 모두 받는 인적분할이기 때문이다. 물적분할 뒤 자회사를 신규 상장할 때 발생하는 기존 주주의 지분가치 희석 문제는 상대적으로 작다. 삼성증권도 인적분할 방식을 택한 만큼 핵심 사업이 모회사에서 이탈하거나 외부 투자 유치 과정에서 기존 주주의 경제적 지분이 희석되는 위험은 줄었다고 평가했다.

그럼에도 투자자의 불안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카카오 주가는 분할 발표 직전인 20일 3만8700원에서 21일 3만5800원으로 떨어졌다. 이후 28일 3만6850원까지 회복했다. 발표 당일 종가보다는 2.9% 올랐지만 분할 직전 주가와 비교하면 여전히 약 4.8% 낮은 수준이다.

직원들의 반발도 거세다. 전국화학섬유식품산업노동조합 카카오지회는 분할 발표 직후 “회사는 쪼개도 책임까지 쪼갤 수 없다”며 반대 입장을 냈다. 단순히 고용승계를 약속하는 데 그칠 것이 아니라 분할 이후 구조조정이나 매각·합병·분사·사업이관 과정에서 직원들의 고용과 노동조건을 어떻게 보호할지 구체적으로 밝혀야 한다는 주장이다.

노조는 특히 분할 과정에서 대다수 구성원에게 향후 소속과 업무, 고용 등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제공되지 않았고 사전 협의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회사가 기업가치 훼손의 원인을 복잡한 사업구조에서 찾고 있지만 반복된 의사결정 실패와 경영 책임에 대한 평가가 우선이라는 것이다.

두 개로 쪼개지는 카카오…주가는 왜 웃지 못했나[종목e슈]
목표가 줄하향…“AI 프리미엄보다 지주사 할인 먼저”

증권가 반응도 이전보다 보수적으로 돌아섰다. 분할 직후 보고서를 낸 주요 증권사가 잇달아 카카오의 목표주가를 낮췄다.

키움증권은 목표주가를 기존 11만원에서 7만원으로 낮췄고, 하나증권은 5만8000원에서 5만원으로 조정했다. 삼성증권은 4만9000원에서 4만원으로 18.4% 낮추면서 투자의견도 ‘매수’에서 ‘보유’로 내렸다.

메리츠증권은 기존 5만2000원이던 적정주가를 3만7000원으로 낮추고 투자의견을 ‘매수’에서 ‘보유’로 하향했다. 분할 이후 카카오X에 순자산가치(NAV) 할인율이 반영될 가능성이 커진 데다 AI 수익화 전략 역시 아직 성과를 입증하지 못했다는 이유다.

다올투자증권 역시 목표주가를 6만원에서 4만5000원으로 낮췄다. 기존 카카오의 투자 포인트였던 자회사와 AI 사업을 한꺼번에 보유하는 구조가 깨지는 만큼 밸류에이션 방식을 새로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다만 카카오X보다 성장성이 높은 카카오AI의 투자매력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평가는 유지했다.

증권가가 가장 우려하는 대목은 카카오X다. 지금까지 카카오에는 자회사 가치에 대한 할인이 존재했지만 카카오톡·광고·커머스와 같은 고수익 플랫폼 사업이 함께 있어 이를 어느 정도 완충했다. 분할 이후 카카오X는 계열사 지분을 보유한 순수 투자회사 성격이 강해지는 만큼 오히려 기존보다 높은 지주사 할인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등 추가 자회사 상장까지 이뤄질 경우 중복상장 할인도 다시 부각될 수 있다.

반대로 카카오AI에는 기회가 있다. 카카오톡과 광고·커머스라는 현금창출 사업에 AI 성장성을 얹어 하나의 회사로 묶은 만큼 AI 기업으로 재평가받을 가능성이 있어서다. 키움증권은 분할비율을 기준으로 계산한 카카오AI의 배정 시가총액을 약 5조8000억원으로 봤지만 적정가치는 17조5000억원 수준으로 추산하며 카카오X(배정 시가총액 약 10조원, 적정가치 약 13조5000억원)보다 카카오AI의 투자매력이 높다고 평가했다.

다만 이름에 ‘AI’를 붙였다고 곧바로 프리미엄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삼성증권은 현재 카카오의 저평가 원인이 단순히 지배구조 문제에 있는 것이 아니라 AI 서비스 경쟁력과 수익화에 대한 시장의 낮은 확신에도 있다고 봤다. 카카오가 제시한 AI DAU 2000만명, AI 매출 1조원 등의 목표가 실제 광고와 커머스, 구독 매출로 이어지는지를 확인해야 높은 멀티플을 적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사업 간 시너지가 오히려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카카오가 그리는 에이전틱 AI는 이용자의 검색과 추천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결제와 이동, 콘텐츠 소비까지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그러나 카카오톡을 가진 카카오AI와 금융·모빌리티·콘텐츠 자회사를 가진 카카오X가 법적으로 분리되면 데이터 공유와 API 연동, 수수료 체계 등을 추가로 조율해야 한다. 삼성증권은 경영 효율성을 얻는 대신 카카오 생태계 전체를 묶는 통합 실행력이 약화될 가능성을 지적했다.

주주환원 강화는 긍정 요인이다. 카카오AI는 별도 조정 잉여현금흐름(FCF)의 20~35%를 주주에게 돌려주고 향후 FCF 성장 시 환원율을 최대 40%까지 확대할 방침이다. 카카오X도 자회사에서 받는 세후 배당금의 30%와 투자차익의 30%를 주주환원에 활용한다. 두나무 지분 매각 차익을 토대로 향후 3년간 총 3000억원의 자사주를 매입·소각할 계획도 내놨다.

결국 관건은 ‘분할’이 아니라 ‘분할 이후’라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은다. 복잡했던 카카오의 구조를 단순화하고 기존 주주에게 두 회사 주식을 모두 준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반면 카카오X에 적용될 지주사 할인은 상대적으로 예상하기 쉬운 악재인 데 비해 카카오AI가 받을 AI 프리미엄은 아직 실적으로 증명해야 하는 기대에 가깝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결국 분할 이후 합산 기업 가치는 카카오AI의 리레이팅 폭과 카카오X의 디레이팅 폭 간의 싸움이 될 전망이다”며 “현시점에서는 카카오X의 지주회사 할인 확대 가능성은 비교적 가시적인 반면, 카카오AI의 AI 프리미엄 확보 여부는 향후 사업 성과에 좌우되는 불확실한 변수”라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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