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루액, 크든 작든…‘주식 장난’으로 탈세하면 대기업도 공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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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영 기자I 2025.08.05 05:00:00

국세청, 공시규정 개정 추진
주식시장 교란범의 탈세 행위에 한정해 공시 의무화
‘추징금, 자기자본 5% 이상’ 기준요건 없애기로
‘코스피5000’ 공약과 발맞춰…경제형벌 개선에도 주식시장은 빠져

[세종=이데일리 김미영 기자] 허위공시로 주가를 조작하거나 지배주주의 사익편취로 소액주주의 이익을 해치는 등 주식시장을 어지럽힌 기업의 탈세가 적발되면 일반투자자가 모두 알 수 있도록 공시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현재는 자기자본 대비 추징금이 일정 규모 이상인 경우에만 공시 대상이지만, 탈루액 또는 추징액 규모와 무관하게 공시를 의무화하겠단 취지다.

공시 의무의 기준 요건인 자기자본이 상대적으로 커 과세당국으로부터 추징당하고도 그물망을 빠져나갔던 중견·대기업들도 공시를 피할 수 없게 될 전망이다.

국세청은 주식시장에서의 불공정 탈세행위 내용과 그로 인한 추징액 공시를 의무화하는 내용을 ‘공시규정’에 담는 방향으로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과 협의할 예정이라고 4일 밝혔다. 지난달 말 주가 교란 및 탈세 혐의가 있는 27개 기업 및 관련인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한 데 이은 후속 조치다.

현재도 과세당국의 세무조사로 일정 규모 이상을 추징당한 기업엔 공시 의무가 있다. 유가증권시장 공시규정을 보면 ‘자기자본의 100분의 5(대규모법인의 경우 1000분의 25) 이상의 벌금·과태료·추징금 또는 과징금 등이 부과된 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거래소에 신고하고 공시해야 한다. 국세청은 주식시장 교란을 야기한 탈세에 한해서 자기자본 기준을 적용하지 않는 방향으로의 공시규정 개정을 바라고 있다.

세무업계 한 관계자는 “자기자본이 작은 코스닥 상장기업 등은 세무조사로 인한 추징액이 상대적으로 적어도 자기자본에 비하면 비율이 크기 때문에 공시를 해왔다”며 “반면 자기자본이 큰 중견, 대기업은 탈세 혐의가 확인돼 추징당해도 자기자본의 5%를 넘지 않아 공시 대상에서 제외되는 경우가 많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주식시장 불공정’ 탈세 혐의에만 한정해서 자기자본 요건을 없애도 중견 이상 기업들이 향후 추징액 공시 대상이 될 수 있다”고 했다.

개정이 이뤄지면 지난달 말 세무조사가 시작된 기업 중 중견 이상 기업 5곳은 탈루액을 추징당할 경우 금액과 상관없이 공시에 나서야 한다. 국세청은 추징액을 부과받은 기업이 ‘불복’해 소송전에 나서더라도 이러한 사항까지 공시 내용에 포함하는 안까지 검토하고 있다.

국세청의 이러한 공시규정 개정 추진은 이재명정부의 ‘코스피5000’ 공약과도 맥을 같이 한다. 국세청 관계자는 “명확한 공시가 이뤄지지 않으면 투자자들은 정보 부재 속에 투자 행위를 해야 하는데 이는 시장 불공정을 심화하는 것”이라며 “주식시장을 교란해 부당이익을 취하고도 정당한 세금은 내지 않았단 걸 알려 주식시장의 투명성을 제고하려는 목적”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도 경제형벌의 대대적인 완화·개선 기조 속에 주식시장의 악의적 불공정거래만큼은 ‘예외’임을 분명히 해, 국세청 구상의 현실화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국세청은 가능한 서둘러 금융기관과의 협의에 착수한단 방침이다. 이와 관련해 금융위 관계자는 “주가조작 엄벌 취지엔 공감한다”면서도 “세부방안은 향후 검토하고 협의해봐야 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사진=국세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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