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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항명칭을 바꾸려면 △공항 운영자(한국공항공사)가 △지자체(서울시) 요청을 받아 △국토부에 신청하면 심사해 결정한다. 이 과정에서 서울시는 반드시 ‘관계 지방자치단체와 합의한 서류’를 제출해야 한다.
국토부는 관계 자치단체를 서울시를 포함한 7곳으로 보고 있다. 공항이 있는 서울시 강서구와 인천시 계양구, 경기 부천시 그리고 이름을 빌려준 경기 김포시 등 기초 자치단체와 이들이 소속한 서울시, 인천시, 경기 등 광역 자치단체라는 것이다. 이들 모두가 기존 김포공항을 ‘서울김포공항’으로 바꾸는 데에 ‘동의’(합의)해야 최소한의 심사 요건을 충족한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국토부 요구가 버겁다는 입장이다. 애초 강서구와 인천 계양구, 경기 김포시 등 기초 자치단체 정도를 합의대상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유일한 선례인 2022년 7월 포항경주공항 명칭 변경 과정에서 경북 포항·경주시(기초 자치단체)가 합의했고 이 과정에 경북(광역 자치단체)은 관여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 요구대로 모두 합의를 이끌어내면 되지만 쉽지 않은 일이다. 우선 김포시는 명칭 변경에 완강히 반대한다. 물론 김포공항은 김포 관할이 아니다. 김포공항은 애초 김포시 관할이었으나 1963년 행정구역이 재편돼 지금처럼 서울 강서구와 인천 계양구, 경기 부천시로 재편됐다. 그럼에도 명칭 주체로서 저작권을 주장하고 있다.
김포시 관계자는 “공항 명칭 변경은 서로 상생하는 선에서는 논의해볼 수 있지만, 원론적으로는 반대한다”며 “공항 명칭을 바꾸더라도 어느 지역명을 앞에 둘지는 추가 논의가 필요한 사안”이라고 말했다.
이렇듯 명칭을 바꾸더라도 순서를 어떻게 정할지도 관건이다. 포항경주공항 선례를 보면, 경북 포항시는 공항에 인접한 경북 경주시 요청을 받고 개칭에 합의했다. 기존 명칭을 살리되, 인구·경제 규모를 고려해 ‘포항’을 우선하기로 했다. 서울김포공항은 규모 면에서는 어울리지만 기존 명칭이 묻히게 돼 김포의 반대에 직면할 수 있다.
여기에 서울 강서구는 공항 명칭에 ‘강서’를 넣어서 ‘서울강서공항’으로 바꾸자는 입장이다. 김포공항 면적 대부분은 강서구 관할이라서 지분을 주장하는 것이다. 김포를 아예 빼자는 요구여서 김포시가 동의하기에는 무리인 측면이 있다. 그렇다고 서울, 김포, 강서 등 지명 3개를 섞는 방안은 현실성이 없다.
서울시 관계자는 “국토부 요구대로 작업을 진행하고자 준비하는 단계”라면서도 “규정에서 정한 ‘관계 지자체’ 범위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