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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S 보낸 英메이에…EU “도와주겠지만 재협상은 없다”

정다슬 기자I 2018.12.12 08:17:31

네덜란드→독일→벨기에 이동하며 EU주요인물 협상
파운드 20개월만에 최저치

△테레사 메이(왼쪽) 영국 총리가 장클로드 융커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과 11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사진=AFP제공]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유럽연합(EU)와의 브렉시트(영국의 EU 탈퇴) 합의안이 영국 의회에서 큰 반발에 부닥치며 부결될 상황에 처한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가 11일(현지시간) 유럽 전역을 돌아다니며 외교적 역량을 총동원했다. 가장 핵심 쟁점인 북아일랜드-아일랜드 국경에서의 백스톱(backstop·안전장치)에 대해 EU의 양보를 부탁하는 것인데, EU 측은 “합의안의 통과를 위해 도와주겠다면서도 재협상은 없다”며 선을 그었다.

앞서 메이 총리는 전날 하원에 출석해 큰 표 차로 부결될 가능성이 큰 만큼 이날 예정된 브렉시트 합의안 비준투표를 연기하겠다고 밝혔다.

AFP,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이날 아침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마르크 뤼테 네덜란드 총리와 조찬을 한 뒤, 독일 베들린으로 건너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오찬을 함께했다. 이후 오후 브뤼셀을 방문 도날드 투스크 EU 정상회의 의장,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과 만나 브렉시트 합의문에 대한 재협상 가능성을 타진했다.

이 자리에서 메이 총리는 합의안에 대한 영국 내 반발이 크다는 점을 전하고 EU와의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하기 위해서는 추가적인 확약이 필요하다는 점에 대해 상의했다고 밝혔다. 영국 내부의 브렉시트 강경파들은 백스톱 조약이 EU가 합의해주지 않으면 영국이 EU 관세 동맹을 자발적으로 탈퇴할 수 없게 돼 브렉시트 이후에도 EU에 계속 종속되는 결과를 낳는다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메이 총리의 이 같은 요구에 대해 EU 측은 재협상은 없다고 밝혔다. 투스크 의장은 이날 메이 총리를 만나기 앞서 “영국 비준을 용이하게 할 방안에 대해서는 논의할 생각이 있다”면서도 “재협상은 없다”고 못을 박았다. 또 “시간이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 따라 ‘노딜(no deal·브렉시트 이후 EU와 영국의 관계를 정립하지 않는 것) 브렉시트’에 대해서도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메이 총리와의 회동 이후 자신의 트위터에 “EU 정상회의에 앞서 메이 총리와 오랜 시간 솔직한 논의를 가졌다”면서 “분명한 것은 EU 27개국은 (메이 총리를) 돕기를 원하지만 문제는 ‘어떻게’이다”라고 적었다.

앞서 융커 위원장도 이날 오전 프랑스 스트라스부르 유럽의회 연설에서 “우리가 타결한 합의는 유일하게 가능하고 최선의 합의다. 재협상의 여지는 없다”고 잘라 말했다.

다만 융커 위원장은 “영국의 EU 탈퇴 합의문을 다시 열지 않고 (합의 내용을) 더 명확하게 하는 것을 제공할 여지는 있다”고 말해 영국과 이 문제에 대해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메이 총리의 분투에도 뚜렷한 결론이 나오지 못하면서 이날 달러당 파운드화 가치는 20개월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동부 표준시 기준 오후 5시 40분 달러당 파운드는 1.2484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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