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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금 딱지’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업계 ‘히든카드’로 부상했다. 과거 오프라인 매장에서 ‘은밀히’ 거래되던 콘돔과 섹스토이 등이, ‘클릭’ 한번으로 간편 거래가 가능한 온라인 시장에서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고 있다. 성인용품 매출이 오름세를 타면서 11번가와 쿠팡 등 오픈마켓도 부랴부랴 판매 신장을 위한 프로모션 준비에 들어갔다.
◇ ‘민망할 일 없는 모니터로’...쑥쑥 크는 온라인 어덜트 시장
그래서일까. 성인용품이 최근 온라인마켓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주변 눈치 탓에 성인용품을 구매하지 못했던 이들이, ‘나만 아는 쇼핑’이 가능한 11번가와 G마켓, 위메프 등 오픈마켓으로 몰려들고 있는 것. 이에 성인용품을 판매하는 온라인 판매자(셀러)들이 저렴한 가격의 성인용품을 온라인 장터에 내놓으면서 관련 매출이 크게 뛴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SK플래닛이 운영하는 11번가에 따르면 콘돔, 젤, 기구 등으로 이뤄진 성인용품 카테고리의 경우. 올해 1월~6월14일까지 거래액이 전년 동기 대비 38% 증가했다. 같은 기간 G마켓은 전년대비 관련용품 판매가 19% 늘었다. 위메프는 성장세가 더 가팔랐다. 올해 위메프의 전년대비 성인용품 판매 증감율은 △1월 -3.74% △2월 40.85% △3월 114.57% △4월 333.92% △5월 355.96% △6월(1~13일) 290.41%로 집계됐다.
위메프 관계자는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주변 시선을 의식하지 않고 본인이 원하는 성인제품을 간편하게 구매할 수 있다”며 “또 시간과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물품 거래가 가능한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의 활성화도 성인용품 매출을 늘리는 원인이 됐다”고 분석했다.
◇ ‘대세’ 된 성인용품, 프로모션 강화하려니 ‘이미지’가 발목
성인용품이 향후 오픈마켓 판도를 뒤흔들 ‘진앙’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성장잠재력이 그만큼 크다. 지난해 국내 성인용품 시장 규모는 약 400억원으로 2015년에 비해 2배 가까이 성장했을 것으로 유통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중국은 이미 성인용품이 온라인 ‘대세 상품’이 됐다. 중국 온라인매체 잔장즈자(站長之家)에 따르면 중국 최대 오픈마켓 알리바바 타오바오는 성인용품 관련 브랜드만 약 3600개, 관련 상품은 20만개 이상 판매하고 있다.
국내 오픈마켓은 직접적인 홍보활동을 펼치지 않았음에도, 성인시장이 ‘셀프 성장’했다는 점에 주목한다. 오픈마켓이 대규모 할인 프로모션 등을 앞세워 본격적인 ‘19금 마케팅’을 펼친다면 판매량이 더 신장할 수 있다는 얘기다. 실제 11번가는 올해 ‘여름 바캉스 성인용품 기획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쿠팡은 성인용품 판매신장을 위해 △셀러 확대 △배송방법 변경 △관련 카테고리 세분화 등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일부 오픈마켓의 경우 성인용품 판매에 열을 올릴 시 브랜드 이미지 추락을 우려해 마케팅에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과거 소셜커머스가 야한 사진이나 성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문구를 앞세워 성인용품을 팔았다가, 청소년 유해성 논란을 빚은 바 있기 때문이다.
오픈마켓 한 관계자는 “아직 국내 정서상 성인용품 판매가 ‘클린하지’ 못하다는 고정관념이 있는 게 사실”이라며 “관련 프로모션을 활성화하기 전에 성인 인증 등을 강화하고 판매이미지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의 대책을 세울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