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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총리 만난 트럼프, “수조원대 계약 성사” 자평

김형욱 기자I 2017.06.01 08:07:10

GE, 발전소 포함 6조원대 공급 계약
베트남, 美 무역 불균형 불만 완화 노력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백악관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와 정상회담 후 기념촬영하고 있다. SAUL LOEB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1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응우옌 쑤언 푹 베트남 총리를 만나 경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고 로이터통신 등 외신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십억달러(수조원) 규모의 계약이 성사된 만남이었다고 자평했다.

미 제네럴일렉트릭(GE)은 이에 앞서 베트남과 55억8000만달러(약 6조2400억원)의 발전소와 항공기 엔진, 서비스 등 종합적인 공급 계약을 맺었다고 밝혔다. GE가 한 국가와 맺은 계약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다. 트럼프가 말한 '수십억달러'의 상당 부분도 이 계약을 말하는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는 회담 후 기자들에게 "베트남이 미국에 큰 규모의 수주를 줬고 우리는 이에 감사한다"며 "수십억달러의 계약은 미국에겐 일자리를 가져다 줄 것이고 베트남에겐 훌륭한 장비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베트남은 1970년대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과 전쟁을 벌이기도 했으나 지금은 오히려 중국의 세력 확장 속에 미국과의 유대를 강화해오고 있다. 푹 총리는 "양국 관계는 역사적으로 격변이 있었으나 지금은 포괄적인 협력관계"라고 말했다.

이번 계약도 양국 간 관계를 고려한 베트남의 정무적 선택으로 풀이할 수 있다. 베트남은 중국, 독일, 일본, 한국 등과 마찬가지로 대표적인 대미 무역수지 흑자국이다. 지난해 무역수지 흑자는 320억달러(약 36조원)으로 10년 전 70억달러에서 4.5배 가량 늘었다. 어느덧 미국에 여섯번째로 큰 수입국이 됐다. 로버트 라이시저 미 무역대표부 대표는 회담 하루 전에도 대 베트남 무역수지 적자 확대 폭이 커지고 있다고 우려하며 푹 총리의 미 방문이 이를 완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었다. 이런 기대감을 고려하면 미국은 이번 계약 성사가 반가운 일이지만 대 베트남 적자 확대라는 흐름을 막기에 충분하진 않다는 평가도 있다. 푹 총리는 이번 만남 하루 전 미국으로부터 고도화한 제품·서비스를 중심으로 150~170억달러(17조~19조원) 규모의 계약을 맺을 것이라고 밝혔었다. 

삼성전자(005930) 등 다국적 기업을 다수 유치한 베트남은 동남아 내 최대 규모의 반도체·전자기기 생산기업이며 이중 상당수는 미국으로 수출된다. 또 신발이나 의류, 가구 같은 전통적인 상품군의 수출도 적지 않다. 트럼프가 올 초 탈퇴하며 11개국끼리 재추진되고 있는 12개국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도 최대 수혜가 예상돼 왔다. 그만큼 보호무역주의를 주장해 온 트럼프와도 조기 정상회담을 추진해 왔다. 트럼프 취임 4개월이 넘은 시점이기는 하지만 동남아 국가 정상으로는 첫 백악관 방문이다. 로이터는 베트남이 월 3만달러(약 3300만원)을 투입해 워싱턴 내 로비스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이번 정상회담 추진을 위해 다각도로 노력해왔다고 전했다.

한편 양국 정상은 북한 문제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측은 베트남이 대북 경제제재에 동참해달라고 요청했고 베트남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계획에 대한 우려를 공유하겠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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