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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누리당은 지난 6월 3일 20대 총선 참패 이후 무려 50일 만에 임시 지도부를 구성했다.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체제의 최고 스타는 30대 변호사 출신의 임윤선 외부 비대위원이었다. 비대위 첫 회의에서 대박사고를 치며 혜성처럼 등장했고 두 달간의 비대위 활동 내내 언론과 여론의 주목을 받았다.
새누리당의 8.9 전당대회가 마무리되면 두 달간의 구원투수 활동을 마치고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가는 임 위원과 함께 비대위 활동을 뒤돌아봤다. 인터뷰는 지난달 2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 커피숍에서 1시간 가량 이뤄졌다.
◇“유승민 복당 결정, 다시 하라고 해도 그대로 했을 것”
우선 비대위 두 달에 대한 소회를 물었다. 임 위원은 “비대위 활동과 본인의 점수는 5점”이라며 절반의 성공과 절반의 실패라는 시각을 내놓았다. 존재감 없는 ‘유령 비대위’라는 악조건 속에서 유승민 의원 등 무소속 탈당파 7명의 일괄복당이라는 가장 예민한 문제를 처리했다는 자평이었다. 임 비대위원은 “비대위 활동 중 최고 성과”라면서 “다시 일괄복당을 결정하라고 해도 그대로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임 위원은 이어 “새누리당에 질문하기 위해서 왔다고 이야기했다. 솔직히 새누리당이 크게 바뀌지는 않았지만 미천한 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일 것인지에 대한 의문이 있었는데 기대 이상이었다. 비판한 정도의 애정은 남아있다”며 “여성, 30대, 충청권 몫의 얼굴마담으로 앉힐 것이라는 생각이었는데 치열한 토론 과정에서 제 목소리에 귀를 기울어주셨다”고 말했다. 8촌 이내의 친인척 보좌진 채용 금지나 쪽방촌 방문 등이 임 위원의 대표적 제안이었는데 모두 통과된 것.
비대위 활동으로 새누리당 꼬리표가 평생 따라다닐 수밖에 없다는 지적에는 “정계로 와달라는 제안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면서 “비대위 활동 기간이 두 달이라는 제안에 공부할 수 있는 기회라고 여겨 감사하게 수락했다”고 말했다. 특히 “특정정당의 꼬리표는 평생 붙어다닐 것이고 이유없는 비판도 끊임없이 받겠지만 감수해야 할 일”이라며 덤덤해했다.
본인의 이미지가 새누리당과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에는 개의치 않았다. 지난 6월 2일 비대위원 인선이 발표났을 때 1800여명의 친구를 거느린 임 위원의 페이스북에는 새누리당행(行)을 아쉬워하는 목소리도 없지 않았다. 임 위원은 “제 색채는 보수가 맞다. 보수는 현재에 긍정을 미래에 희망을 주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존 스튜어트 밀을 좋아한다. 개인의 자유는 최대한 중시하지만 그것에 반했을 때는 엄격히 처벌한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돌직구 발언 뒤 ‘연예인병 걸렸다’는 악풀도 나왔다”
임 위원은 이어 “비대위 활동 중 만난 대부분의 사람들이 사석에서 중원싸움을 강조했다. 더 이상 있는 자들만 대변해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것을 모두 알고 있다. 가진 사람이 나눠줘야 한다”며 “다만 공학적으로 선거에 이기기 위해 머리로만 아는 사람과 그것이 옳다면서 가슴으로 아는 사람들의 차이만 있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비대위 활동 중 가장 화제가 됐던 “지금의 새누리당을 비유하자면 아주 정말 매력 없는 이성으로 어디에도 쓸모가 없는 남자”라고 혹평한 돌직구 발언에 대한 관심은 예상밖이었다고 고백했다. 임 위원은 “네이버와 다음 등 주요 포털사이트에서 하루 종일 인터넷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올랐다. 화제가 되면서 두려웠고 취재전화를 다 피했다”며 “좀 튈 거라고는 생각했지만 그렇게까지 화제가 될지 몰랐다. ‘연예인병 걸렸다’, ‘왜 혼자 사는지 알겠다’ 등등 악플도 나왔다”고 털어놓았다.
내년 대선국면에서 새누리당의 러브콜이 올 경우 수용하겠느냐는 질문에 “진짜 모르겠다”며 “당이 아니라 후보를 보고 존경할 마음이 들면 제가 가장 친한 주변 분들과의 상의를 거쳐 순수한 마음으로 도와줄 것”이라고 말했다.
△1978년 생, 충북 충주 △서울대 불어교육과 졸업 △제47회 사법시험 합격 △법무법인 지평지성 변호사 △법무법인 민 변호사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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