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프랑스)=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프랑스 르노자동차는 르노삼성을 통해 우리에게 비교적 친숙한 브랜드이다.
SM5로 대표하는 세단 이미지에 최근 QM3란 수입 소형 SUV로 파격적인 느낌을 덧입었다. 많진 않지만 전기차 SM3 Z.E.로 르노-닛산이 세계 전기차 선도업체란 것도 어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가 르노삼성을 통해 보는 르노는 극히 제한적이고 약간 왜곡돼 있다. 르노는 유럽 톱3 브랜드로서 친환경·소형차에 강한, 그러면서도 포뮬러원(F1)에 참가할 정도로 고성능차 부문에서도 실력 있는 브랜드이다. 프랑스 회사만의 독특한 감성도 있다.
이달 중순 프랑스 파리 르노테크센터에서 짧게나마 국내 미출시 모델 4종을 체험할 기회를 얻었다. 7인승 다목적차(MPV) 에스파스와 고성능 라인업인 메간(국내명 SM3) R.S.와 끌리오 R.S., 전기차 전용 모델인 조에(ZOE)였다.
한 시간여 짧은 시간인 탓에 차종별 특성을 다 파악하긴 어려웠다. 그래도 르노의 본모습은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
◇지덕체 갖춘 7인승 MPV ‘에스파스’
가장 주의 깊게 살펴본 건 에스파스(Espace)였다. 르노삼성이 실제 국내 출시를 검토하는 모델이기 때문이다. 국내 출시 성공 여부는 국내 출시 때의 옵션과 가격 등을 모두 고려해야겠지만 일단 제품 자체만 놓고 보면 성공 가능성이 보였다.
큰 QM3라고나 할까. 전체적으로 부드러운 곡선의 디자인은 경쟁 모델과 확실히 다른 느낌이었다. 실내 편의·디자인도 좋았다. ‘ㄱ’자 모양의 독특한 기어봉 위엔 깔끔한 두 개의 디스플레이가 주행 정보를 제공했다. 전체적으로 깔끔했다.
| 르노 7인승 소형 MPV(다목적차) ‘에스파스’ 앞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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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 7인승 소형 MPV(다목적차) ‘에스파스’ 뒷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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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 7인승 소형 MPV(다목적차) ‘에스파스’ 계기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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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 7인승 소형 MPV(다목적차) ‘에스파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 작동 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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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 7인승 소형 MPV(다목적차) ‘에스파스’ 디스플레이와 기어박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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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 7인승 소형 MPV(다목적차) ‘에스파스’ 기어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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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 7인승 소형 MPV(다목적차) ‘에스파스’ 앞좌석 머리받침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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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 7인승 소형 MPV(다목적차) ‘에스파스’ 둘째 줄 좌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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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 7인승 소형 MPV(다목적차) ‘에스파스’는 곳곳에 보랏빛 장식이 있어 독특한 느낌을 더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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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 7인승 소형 MPV(다목적차) ‘에스파스’ 뒷좌석 앞 USB 커넥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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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 7인승 소형 MPV(다목적차) ‘에스파스’ 트렁크에 있는 좌석 버튼. 자동으로 좌석을 접어 손쉽게 수납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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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 7인승 소형 MPV(다목적차) ‘에스파스’ 셋째 줄 좌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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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 7인승 소형 MPV(다목적차) ‘에스파스’ 타이어 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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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뒷좌석에 각 두 개, 총 4개의 UBS 커넥터가 있다는 점도 좋았다. 4명이 타더라도 모두가 스마트폰을 충전할 수 있다. 시트도 고급스럽고 머리받침도 두 겹으로 받쳐 편안함을 더했다.
7인승 MPV인 만큼 실내도 넓었다. 둘째 열엔 키 180㎝ 성인 남성이 타도 무릎이 한참 남았다. 보조석 격인 셋째 열은 경쟁차와 마찬가지로 좁았지만 버튼으로 눕혔다 세우는 게 편했다.
주행성능도 훌륭했다. 앞차와의 거리를 유지하는 첨단 정속주행장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ACC)도 적용됐다. 앞차가 멈출 때 따라서 멈추는 최신 사양은 아니다. 일정 속도까지는 감속하지만 직접 브레이크를 밟아야 한다. 추돌 위험 땐 경고등이 울린다.
연비도 인상적이었다. 막히지 않는 교외 도로 약 20여㎞ 구간 시승이라는 한계는 있었지만 실연비가 24.1㎞/ℓ까지 나왔다. 힘도 부족하지 않았다.
에스파스는 최고출력 130마력, 160마력의 배기량 1.6리터 디젤 엔진 2종과 200마력 1.6 가솔린 엔진 1종이 있다. 유럽 공인 복합연비는 각각 21.3㎞/ℓ, 23.8㎞/ℓ, 16.1㎞/ℓ다. 유럽이 공인연비에 후하다고는 하지만 실연비도 그만큼 좋았다.
6단 자동변속기나 7단 듀얼 클러치 트랜스미션(EDC)가 세 엔진과 조합을 이룬다. 시승 모델의 변속기는 확인 못 했다.
국산 소형 MPV는 연 2만대 시장이다. 사실상 쉐보레 올란도가 독점하고 있다.
기아차(000270) 카렌스도 있지만 LPG 모델을 빼면 큰 힘을 못 쓴다. 에스파스 정도면 이 시장에 적잖은 반향을 일으킬 듯했다. 르노삼성으로선 적어도 연 1만대 이상은 팔 수 있어야 도입할 수 있다.
◇르노의 고성능 서브 브랜드 R.S.
다음으로 준중형인 메간 R.S.와 소형 끌리오 R.S. 2종을 번갈아 타봤다. R.S.는 벤츠의 AMG, BMW의 M처럼 르노의 고성능 서브(sub) 브랜드이다. 르노의 소형차 트윙고 R.S.까지 포함해 총 3종에 R.S.가 운영 중이다.
참고로 르노는 1976년 두 레이싱카 제조사 알피느(Alpine)와 고르디니(Gordini) 인수 후 다양한 국제 자동차 경주에서 발자취를 남기고 있다.
| 르노 고성능 준중형 쿠페 ‘메간 R.S.’ 앞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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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 고성능 준중형 쿠페 ‘메간 R.S.’ 뒷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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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 고성능 준중형 쿠페 ‘메간 R.S.’ 스포츠 시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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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 고성능 준중형 쿠페 ‘메간 R.S.’ 운전대. 빨간 색 포인트가 곳곳에 눈에 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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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 고성능 준중형 쿠페 ‘메간 R.S.’ 대시보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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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 고성능 준중형 쿠페 ‘메간 R.S.’ 기능 조작 버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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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 고성능 준중형 쿠페 ‘메간 R.S.’ 내비게이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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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 고성능 준중형 쿠페 ‘메간 R.S.’ 트렁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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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 고성능 준중형 쿠페 ‘메간 R.S.’ 주유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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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 고성능 준중형 쿠페 ‘메간 R.S.’의 타이어 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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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하고 재밌었다. 수동 모델로 체험한 메간 R.S.는 경쾌한 엔진음부터 변속감, 몸을 잘 받쳐주는 스포츠 시트까지 흠잡을 데가 없었다.
265마력의 배기량 2.0리터 가솔린 엔진을 장착했다. 정속주행장치 크루즈 컨트롤(CC)부터 내비게이션, 블루투스 전화 등 일상 주행에 유용한 기능도 모두 갖췄다.
고성능차 치고는 핸들이 좀 크다는 느낌이 있었다. 편안한 일상 주행을 겸해야 하는 특성 때문인 듯하다.
2인승 쿠페로 실용성도 좀 떨어지지만 트렁크 공간은 생각보다 넓었다.
에스파스는 실내 보랏빛 등으로 포인트를 줬다면 R.S.는 곳곳에 빨간 색 선이 포인트다. 브레이크 패드도 빨간색 브렘보다. 타이어는 19인치의 미쉐린 파일럿 스포트 컵2였다.
뒤이어 탄 소형 끌리오 R.S.도 재밌었다. 자동변속 모델이지만 패들 시프트를 이용해 수동 모드를 탈 수 있다.
200마력의 배기량 1.6리터 터보 가솔린 엔진과 7단 듀얼 클러치 변속기가 조합됐다. 출력은 떨어지지만 감각은 메간 R.S. 못지않았다.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6.7초에 주파한다고 한다. 메간 R.S.와 달리 뒷좌석이 있는 4도어 모델이어서 실용성은 더 크다.
둘 다 국내 출시 가능성이 크진 않다. 내년 이내에 나올 가능성은 0%에 가깝다. 메간은 한국형 SM3로 소개됐지만 끌리오는 아예 기본형조차 국내에 없다. 한때 SM1이란 이름으로 나올 거란 소문이 돌았으나 지금도 공식 검토 단계는 아니다.
그러나 브랜드 이미지 차원에서 메간 R.S. 정도를 적은 양으로나마 소개하는 건 어떨까 싶다. SM3 R.S.라고 이름 붙이면 될까. 많이 팔리진 않겠지만 르노삼성의 이미지는 지금과 또 달라질 수 있다.
마지막으로 전기차 전용 모델 ‘조에’를 체험해 봤다. 유럽에선 2만대 정도 팔린 인기 모델이다. 크기는 소형이다.
국내에도 SM3 Z.E.가 있기는 하지만 전기차 전용 모델인 만큼 디자인부터 정말 색달랐다. 현재 국내에 소개된 전기차 전용 모델은 BMW i3와 닛산 리프뿐이다. 나머지는 다 가솔린·디젤차를 개조한 겸용 모델이다.
푸른빛이 감도는 램프와 화사한 실내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디스플레이도 전기차에 최적화돼 있었다. 유럽 기준으로 한번 완충하면 240㎞를 달릴 수 있다. LG화학의 리튬이온 배터리가 탑재됐다. 아직 국내 출시 계획은 없다.
| 르노 고성능 소형차 ‘끌리오 R.S.’ 앞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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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 고성능 소형차 ‘끌리오 R.S.’ 뒷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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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 고성능 소형차 ‘끌리오 R.S.’ 운전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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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 고성능 소형차 ‘끌리오 R.S.’ 타이어 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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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 소형 전기차 ‘조에’ 앞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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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 소형 전기차 ‘조에’ 헤드램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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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 소형 전기차 ‘조에’ 뒷모습.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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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 소형 전기차 ‘조에’ 리어라이트(후미등).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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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 소형 전기차 ‘조에’ 앞좌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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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 소형 전기차 ‘조에’ 주행정보 디스플레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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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 소형 전기차 ‘조에’ 기어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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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르노 고성능 소형차 ‘끌리오 R.S.’ 뒷문 개폐 손잡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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