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함정선 기자] 오랜 경기침체로 ‘요주의 업종’으로 떠오른 건설과 해운, 조선 등 3대 취약업종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조선과 해운업종은 업황이 회복 조짐을 보이기 시작한 반면 건설업의 부진은 오히려 더 깊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1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조선사들의 해외 수주가 이어지고, 수주선가 상승세에도 가속도가 붙는 등 조선업종의 긍정적인 신호가 잇따르고 있다.
한국 조선사들의 상반기 수주 증가폭은 60.4%로 세계시장 성장폭인 39.5%보다 20%포인트 이상 높았다.
국내 조선업체들의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현대중공업(009540)은 상반기 연간 수주목표의 50% 이상을 이미 달성했다. 삼성중공업은 올 들어 약 90억 달러를 신규 수주했다. 연간 수주 목표금액 130억 달러의 70%를 이미 달성한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도 상반기 53억7000억 달러의 신규 수주에 성공한 데 이어 7월 들어서도 초대형 컨테이너를 수주했다. 현대미포조선 역시 상반기 신규수주만 23억 달러로 연가 목표의 절반 이상의 달성했다.
증권사들은 조선사들의 2분기 실적은 1분기와 마찬가지로 저조할 것으로 전망하면서도 수주규모가 확대되는 점에 주목한다. 수주가 늘면서 실적 개선과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얘기다.
특히 수주 확대는 주가에도 바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지난달 17만2000원까지 떨어졌던 현대중공업(009540)은 11일 18만5500원까지 오르면서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삼성중공업(010140)은 지난 4월 2만9000원대였던 주가가 11일 3만7950원까지 올랐다. 대우조선해양(042660)과 현대미포조선도 이달 들어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조선산업의 2대 지표인 발주량 지표와 선가지표가 꾸준하게 개선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운업도 아직 뚜렷한 호재는 없지만 업황 회복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해운업은 벌크선운임지수(BDI)가 상승하는 등 긍정적인 조짐이 보이고 있는 덕분이다.
반면 건설사들은 1분기 대규모 해외 손실 발생 후 잃어버린 신뢰조차 회복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2분기 실적 역시 부진할 전망인 가운데 주가 상승을 이끌 뚜렷한 모멘텀도 없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2분기 실적이 대부분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전망이다. 증권사들은 대림산업과 현대건설 정도만 시장 기대치에 부합하는 실적을 낼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영업이익이 부진할 것으로 추정한다.
증권사 추정치에 따르면 국내 주요 건설사들의 2분기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25~45%정도 감소할 전망이다. 게다가 해외 사업장에서 추가 손실이 발생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아직 크다.
이 때문에 증권사들은 건설사의 목표주가도 잇따라 하향하고 있다. 변성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하반기로 갈수록 영업이익은 다소 회복되겠으나 지난해 수준을 벗어나기는 힘들다”며 “또한 건설사들이 해외 공사에 보수적으로 접근하고 있어 연말 추가적인 원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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