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금융의 꿈★)⑥車·굴삭기 빌려주고 신용카드도

조용만 기자I 2009.11.23 09:39:17

현대캐피탈 "현대·기아자동차 만큼 우리도 간다"
두산캐피탈, 금융조달 현지화..기계금융 전문 리스사 도약 목표
BC카드 "신용카드 컨텐츠 월등..로컬은행 제휴 추진"

[베이징=이데일리 조용만 특파원] <장면 1> "(현대차 제3공장 신설을) 차차 추진할 생각이다." 지난 12일 중국을 방문한 정몽구 현대기아차그룹 회장은 베이징현대차 제3공장 신설의지를 분명히 했다. 현재 중국에서 60만대 생산능력을 갖고 있는 현대차가 추가로 30만대 규모의 공장을 신설하겠다는 배경은 간단하다. `중국이니까`. 중국은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고, 베이징 현대차는 올들어 중국에서 달마다 새로운 판매기록을 쏟아내왔다. 
 
<장면 2> 지난달 무역협회는 중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22개 기업의 이야기를 책으로 펴냈다. 무협은 두산인프라코어가 중국 조기진출과 강력한 유통망 구축으로 시장선점에 성공, 굴삭기 분야에서 7년 연속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고 소개했다. 당시 국내 증권사들은 시장 성장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이 회사에 매수 추천을 쏟아냈다. 지난 3일 베이징에서 열린 `국제 건설기계 전시회`에 두산인프라코어는 자회사인 밥캣(Bobcat) 제품들을 전진 배치, 소형건설장비 시장에서도 중국을 공략하겠다고 나섰다
 
이같은 장면을 흐뭇하게 바라보며 또 다른 중국시장 개척을 위해 발로 뛰는 이들이 있다. 할부금융이나 리스 등의 금융 서비스를 통해 한편으로는 계열사 제품의 판로를 열어주고, 다른 한편에서는 새로운 수익원을 창출해 내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고 있다.  
 
▲현대캐피탈 김홍균 수석대표
◇ "현대차 저렇게 잘나가는데"..中 파트너 찾아 본격 영업 채비

 

베이징현대차 빌딩 4층에 자리잡은 현대캐피탈 대표처. 지난 2005년 사무소를 열고 한국계 자동차 금융사로는 중국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김홍균 수석대표(사진)는 "현대차 그룹의 일원으로서 현대차와 기아차가 어떻게 하면 판매를 잘할 수 있을까 늘 고민하고, 연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경우 중국 현지에서 생산·판매되는 차량(현대차+기아차)와 수입판매분을 합쳐 지난 9월까지 59만여대가 팔려나갔다. 당초 목표한 55만대보다 7%포인트를 초과 달성했고, 연간 목표대비 진척율은 80%에 달했다. 김 대표는 "내년에는 80만대, 내후년에는 100만대 이상이 판매될 것으로 예상되며 현대캐피탈의 중국내 시장도 그만큼 커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의 자동차 할부금융 시장은 2005년 외자계 할부금융사의 진입과 캡티브(captive, 전속시장) 할부금융사 영업이 전개되면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왔다. 2005년 6.9%까지 하락했던 승용차 할부이용률은 지난해 9.5%로 회복됐다.

현대캐피탈은 본격적인 영업에 앞서 적합한 중국 파트너를 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중국시장에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유망한 합작선을 찾는 것이 중요하며, 상호 제휴를 통해 인지도와 신뢰도를 높임으로써 윈윈을 도모한다는 전략이다. 김 대표는 "적절한 파트너와 적절한 시기를 모색중"이라라면서 "중국 자동차 시장의 성장세를 볼 때 내년쯤에는 움직여야 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중국측과의 협상이 마무리되고, 제반 절차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2011년쯤 중국내에서 본격적인 영업을 전개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두산캐피탈, 굴삭기 리스로 승부..수요 늘면서 4개월째 이익
 
지난 2007년 설립한 중국 현지법인 `두산 융자조임(融資租賃) 유한공사`를 통해 중국시장을 빠르게 파고들고 있다. 두산캐피탈의 중국시장 영업은 두산인프라코어가 생산한 굴삭기를 매입, 고객들에게 리스한후 일정기간(통상 30개월)동안 원리금을 분할 상환받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금융위기속에서도 중국의 성장세가 지속되고, 서부대개발 등의 정책효과에 힘입어 두산 굴삭기는 중국내에서 부동의 1위를 고수하고 있다. 모기업 제품을 전속으로 판매하는 두산캐피탈로서는 쉴 틈이 없다. 2007년 9월 6개 굴삭기 대리상과 제휴약정을 맺으며 본격 영업을 개시한지 1년만에 대리상 수가 5배이상 증가했다. 현재 대리상 수는 36개로 불어났다. 
 
▲두산캐피탈 중국법인 우정현 총경리

현지 인력도 52명으로 많은 편. 대리상에 파견을 보내야 할 인원이 늘어난 것이 주원인인데, 올해초에는 한국 본점에서 주재원 2명을 수혈받기도 했다. 
 
중국법인의 우정현 총경리(사진)는 "중국의 고정자산투자 대비 리스사용률이 3.5~4%로, 50%에 달하는 미국 등 선진국에 비해서는 크게 낮다"면서 "리스 사용율이 해마다 1%씩 올라가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서부개발 등의 요인까지 가세해 굴삭기 리스 시장의 전망은 아주 밝다"고 말했다. 
 
중국의 중대형 굴삭기 수요는 탄광이 많은 동북과 대규모 토목공사가 추진되는 서부내륙 등에서 주로 발생하고 있으며, 판매증가에 힘입어 두산캐피탈은 지난 7월부터 4개월 연속 이익을 냈다.
 
두산캐피탈이 중국에서 중점적으로 추진해 온 것은 `조달의 현지화`. 금융사에서 조달한 자금으로 먼저 굴삭기를 사들여야 하기 때문에 낮은 코스트로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관건. 올들어 코스트가 상대적으로 낮은 중국계 기관들과 꾸준히 접촉, 자금조달 규모를 늘리면서 한국계와는 역전이 됐다.

우 총경리는 "굴삭기 금융 경험을 바탕으로 휠로더, 지게차, 공작기계 등의 캡티브 시장으로 사업영역을 확장하고, 역량이 확보되면 공정기계류 인접시장부터 공략해 비전속(non-captive) 시장에도 진출하려 한다"며 시장개척 의지를 다졌다.  
 
◇ 신용카드도 중국 입성..BC, 中 은행과 제휴 모색 
▲중국 로컬은행과 제휴 모색하는 BC카드 베이징 사무소 전경

우리와 하나 등 은행계 직불카드 뿐 아니라 신용카드도 중국에서 사업확장을 꾀하고 있다.
 
BC카드는 최근 경제성장과 소비증가에 힘입어 빠른 속로도 커나가고 있는 신용카드 시장을 겨냥, 지난해 3월 베이징 사무소를 설립했다.
 
중국의 신용카드 시장의 특징은 젊고 잠재력이 크다는 것. 20~35세의 젊은층이 카드회원의 94%를 차지하고 있고, 도시 성인 1인당 카드소지 수도 1장이 채 안된다. 하지만 공상은행 등 5개 은행이 카드발급수의 90%를 점할 만큼 선두은행 중심으로 카드시장이 독점화돼 있고, 수수료 체계도 가맹점 중심으로 돼 있어 독자적인 시장공략은 쉽지 않은 상황. BC카드는 중국 로컬은행들과의 제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BC카드 차이나의 류대진 총경리는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신용카드 사용이 증가하고, 은행들의 카드영업도 양적 경쟁에서 질적 경쟁으로 전환되고 있다"면서 "우리가 갖고 있는 컨텐츠 분야의 장점을 활용, 중국은행들과 제휴사업이 가능하도록 시장조사에 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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