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3~5년 스프레드가 파(0) 수준에 도달하고, 2년물내외의 통안채가 상대적 강세를 보이는 등 중기물 쪽만 강해지면서 U자 곡선의 골은 더욱 깊어지고 있다.
이같은 수익률 곡선의 변화는 외국인 위주로 진행된 채권시장 강세 영향이 무엇보다 크다.
외국인의 공격적인 국채선물 매수로 채권시장이 강해지면서 국채선물 바스켓 종목인 3,5년물 위주로 금리가 하락한데 따른 것. 현물이 선물을 따라오지 못한 탓이다.
이에 더해 3,5년물의 금리 하락으로 상대적으로 부진했던 2년물 내외 종목들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되며 3년이하 단기물 쪽으로도 매기가 일부 전이 됐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U자형 일드커브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금리가 상하방 경직성을 모두 보이면서 실제로 커브 플레이에 주력하는 쪽도 늘어나는 추세다.
그러나 커브가 정상화하는 과정에서 단기와 장기금리가 내려가면서 우상향 흐름을 되찾을지, 쑥 들어갔던 중단기물 쪽이 튀어오를지에 대해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수급적인 요인을 감안할 경우 장단기금리 하락 쪽에 무게가 실리지만, 최근 외국인 위주로 이끌어진 강세 흐름 속에서 미국의 경기둔화 우려에 너무 기댄 측면이 강하다는 우려도 나오며 3,5년물 쪽이 튀어오를 수 있다는 전망이 맞서고 있다.
◇불리쉬(bullish) 정상화..수급 요인 "긍정적"
단기금리 하방경직성이 지속되고 있지만, 최근 3,5년물 금리가 하락세를 지속하면서 매기가 2년물로까지 확산되는 추세다. 본드-스왑 스프레드 관련 거래로도 2년물은 각광받고 있다.
이에 더해 최근 단기금리에 대한 부담이 예전보다는 무뎌졌다는 낙관론에 더해 개인 개인 머니마켓펀드(MMF) 환매에 대비해 쌓아놓은 단기 유동성이 채권매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10년 이상 장기물 역시 최근 상대적 약세가 보험사들의 3월 결산 요인과 내주부터 시작되는 장기물 입찰 요인에 따른 것으로 해석되며 다시 강세로 보일 요인이 충분하다는 설명이다.
한 투신사 관계자는 "단기물 쪽의 경우 개인들의 MMF환매에 대비해 실탄을 충분히 확보해 놓은 상태로 최악의 상황을 감안해서 유동성을 늘려놓은 만큼 개인고객들의 환매가 현실화되지 않을 경우 하락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며 "이에 더해 국고 3,5년물 금리가 상당히 하락하면서 단기물 쪽의 밸류에이션 매력이 추가로 더 부각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최근 10,20년물 약세와 관련, 그는 "단기간내 크게 하락하면서 레벨 적응과정이 필요한 상태"라며 "10년물의 경우 양도성예금증서(CD)금리와 역전된 상태로 4.9%초반에서 하락세가 정체되고 있고, 20년물 역시 5% 밑은 아직 부담으로 인식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대개 10년물 이상은 단기물이 먼저 내려가고 입찰 등을 전후로 상대적으로 강해지는 추세를 보였다"며 "금리대가 적응된 이후에는 장기기관들에 더해 딜링 세력도 유입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2년물 강세와 관련해 한 외국계은행 관계자는 "본드-스왑 스프레드 관련 거래에 더해 최근 6-3호가 강해지면서 통안채가 상대적으로 부각된 영향이 있다"며 "개인 MMF익일환매제를 고려해 이번주 통안채 입찰물량이 적은 것도 일부 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10,20년물은 최근 미국 시장을 따라 커브가 가팔라지는 가운데 보험사 등에서 3월 결산 요인으로 매수를 보류하는 측면이 있다"며 "20년물 입찰물량이 새 종목인 것도 일부 영향을 미쳐 장기물 입찰 전까지는 이어질 수 있다"고 판단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3월 결산 영향으로 시장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못하고 있다"며 "오히려 시장 금리에 사들이는 것보다 입찰 때 물량을 한번에 담아놓는 것이 편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입찰을 전후로 새 물량을 담으려할 경우 장기물 쪽이 강세를 일부 회복할 수 있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베어리쉬(bearish) 정상화..중기쪽 고평가 결국 해소
베어리쉬 측면의 경우 상대적 강세를 지속한 3,5년물 위주의 고평가가 해소되될 것이라는 시나리오다.
최근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 등 미 경기둔화 우려에 따른 외국인의 공격적인 국채선물 매수로 3,5년 위주로 강해졌지만 실제 기대치만큼 국내 경기 둔화로 연결되지 않거나 한국은행의 시각완화가 없다면 자연스럽게 강세분을 반납해야 한다는 논리다.
여기에 개인 MMF 환매가 현실화되며 오히려 단기물에 부담을 더하고, 장기물 보유가 보험사 등 일부 장기기관들에 국한되면서 결국 추가하락에 제한을 가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더해진다.
박종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당장은 금리 방향에 변화가 있을 시기는 아니지만 U자형 일드커브는 정상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최근 시장 강세는 국내 경기 자체보다는 미국의 경기둔화 우려에 기댄 영향이 크고, 실제로 외국인 매수로 인해 3,5년만 강해진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시장 기대처럼 국내경기가 안좋아지고 통화정책이 우호적으로 된다면 결국 장기물을 사는 것이 맞고 같이 내려와줘야 한다"며 "그러나 유동성이 좋은 3,5년 위주로만 매수하면서 역으로 3,5년만 다시 튀어오를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금리가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듀레이션을 장기로 가져간 쪽은 큰 재미를 못보고, 3년물 내외로 담은 쪽만 성과가 있었을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결국 포트폴리오상으로는 금리 방향을 좇기보다 바벨전략 등 만기별 커브에 따른 포트폴리오구성이 필요한 때"라며 "커브변화가 생긴 후에야 금리도 방향을 잡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시장이 대외 불확실성으로 미국의 금리인하를 기대했고, 이를 반영해 금리가 하락했지만 실제 액션이 시장 기대처럼 빠르게 나타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은 결국 기대만으로 강해졌던 3,5년 고평가 국면을 해소시킬 수 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국인 위주로 매수하면서 일부 종목들만 강해지고 있어 아직까지는 완전한 랠리로 볼 수 없다"며 "결국 국내기관들이 장기물을 따라갈 수 있느냐 인데 현재로서는 3월 결산 요인과 함께 20년 입찰이 맞물려 있고, 장기기관들만 장기물을 들고 있어서 장이 다소 꼬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금리인하를 놓고, 미국시장을 그대로 따라가며 장이 강해진 적도 있지만 오히려 우리 시장의 경우 반대로 가면서 터진 경험도 분명히 있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