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컷뉴스 제공] 최근 우리은행의 '특급용병' 타미카 캐칭(28)의 플레이에 대해 논란이 일었다. 일부에서 "경기 중 캐칭의 파울 상황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심판들이 캐칭에게는 너그럽다"는 불만의 목소리를 냈기 때문. 이와 함께 "할리우드 액션으로 상대의 파울을 유도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객관적으로 봤을때 캐칭의 파울 유발 상황이 잦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는 '할리우드 액션'이 아니라 캐칭의 뛰어난 두뇌플레이에 의한 것이다.
캐칭의 파울 상황을 이해하려면 '실린더 존'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실린더 존'은 선수가 어깨 넓이로 두 발을 벌려 바닥을 딛고 선 상태에서 팔을 반만 벌렸을 때 엉덩이부터 손바닥 끝부분까지 수직선상으로 이어진 공간으로, 그 선수 고유의 공간이 된다. 따라서 점프 후 착지할 때, 이 공간을 벗어난 지점에서 상대 선수와 부딪힐 경우에는 공격자 파울이 되지만, 반대로 상대 선수가 실린더 존에 자리를 잡고 서있으면 수비자 반칙이 된다.
캐칭의 경우, 점프력이 좋고 유연하기 때문에 착지시 실린더 존을 벗어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문제는 국내 선수들의 경우 캐칭이 벗어날 공간을 예측하고 미리 자리를 잡는 순발력이 부족, 공격자 파울을 유발할 수 있는 상황에서 한 박자 늦어버린다는 것이다.
반면 캐칭은 파울을 유발하는 '영리함'이 있다. 캐칭의 경우, 몸싸움을 할 때 상대의 다음 동작을 예측하는데다 빠른 템포로 인해 상대의 파울을 교묘하게 이끌어낸다. 캐칭이 몸싸움을 먼저 유도하는 경우도 많다. 이때 국내 선수들의 경우, 캐칭과 비교해 유연성과 파워가 떨어지기 때문에 몸싸움을 하다 빠져줘야 하는 타이밍에서 번번이 그 타이밍을 캐칭에게 뺏겨 '억울한(?)' 파울을 범하게 된다. 이것은 '할리우드 액션'이 아닌 순발력과 예측력이 바탕이 된, 선수 개인의 기량이다.
현재 국내 선수들 중에는 캐칭과 대등하게 1대1을 할 수 있는 선수가 없다. 신한은행 이영주 감독은 "캐칭은 1대1로 막을 수가 없기 때문에 파울을 각오하고서 라도 더블팀 등으로 집중 마크해 캐칭의 체력을 떨어뜨리거나 짜증을 유발해야 한다"고 말한다. 모든 감독이 원하는 '영리한 선수'. 바로 타미카 캐칭이다.
정미라 MBC 해설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