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강종구기자]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규모가 지난 1998년에 이어 사상 두번째로 많은 280억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한국은행 변기석 경제통계국장은 30일 "1~11월중 경상수지 흑자가 256억달러를 넘어섰으며 12월에도 수출호조가 이어지고 있어 연간으로는 280억달러에 충분히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280억달러는 한국은행의 연간 전망치 270억달러를 상회하는 것이다.
11월중 경상흑자 규모는 29억4000만달러를 기록해 전달보다 5억4000만달러 증가했다. 수출이 월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데 힘입어 상품수지가 전월 28억2000만달러에서 35억2000만달러로 확대된 영향이 컸다.
변 국장은 "지난달 환율이 급락했지만 아직 수출에는 영향을 주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환율이 수출에 영향을 주려면 상당기간 시차가 필요하고 지난달과 이달 수출은 이미 오래전에 계약된 것이라는 설명이다. 그는 "환율의 추가하락을 우려해 네고를 빨리하는 것은 있을 수 있을 지 몰라도 물량 밀어내기 등으로 인한 수출증가는 별로 없을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역별로는 동남아를 제외한 모든 지역 수출의 증가세가 확대됐다. 전체 수출(통관기준)이 전년동월비 26.8% 증가한 가운데 특히 EU지역 수출이 전년동월비 53% 증가한 39억달러를 기록하며 대미수출 규모를 뛰어넘었다.
수출입차는 중동과 동남아에 대해 악화됐으나 여타지역은 개선됐다. 특히 대선진국 교역의 경우 대유럽 수출호조에 힘입어 전달 적자에서 지난달에는 10억달러에 가까운 흑자를 남겼다. 1~11월중으로는 아직 38억달러의 적자다.
지난달 수출을 주도한 것은 휴대폰과 자동차였다. 반도체수출이 전월비 소폭 감소한 가운데 휴대폰 수출은 전년동월대비 무려 52% 급증한 21억달러에 달했다. 또 승용차 수출도 전달 23억달러에서 26억달러로 10% 이상 늘었고 전년동월대비로도 36% 증가했다.
수입(통관기준)은 전년동월비 29.2% 증가한 가운데 원유를 포함한 원자재 수입이 전년동월비 50.1% 급증했다. 원유수입은 전년동월비 57% 급증한 36억달러에 달했고 화공품, 철강재, 비철금속 등 다른 원자재 수입도 증가세가 확대됐다. 그러나 기업 설비투자 및 소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내수용 자본재 수입과 내수용 소비재 수입은 절대규모로 전달보다 감소했다.
지난달 환율이 급락하면서 외국은행 국내 지점을 중심으로 해외 대여금 회수가 극에 달했다. 내외금리차 축소로 인한 해외대출 매력이 급감한데다 환차손도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한국은행은 설명했다.
외은지점만 무려 50억달러에 달하는 본점 대여금 회수에 나섰다. 여타 국내은행들도 12억9000만달러를 회수했다. 이로 인해 지난달 자본수지는 무려 82억1000만달러의 유입초(흑자)를 기록했고 연간으로도 전달까지의 적자에서 57억달러 흑자로 순식간에 돌아섰다.
한국은행 경제통계국 정삼용 국제수지팀장은 "외은지점의 본점대여금 회수가 일단락 된 것으로 볼 수도 있겠으나 사실상 전망 자체가 불가능하다"며 "환율이 계속 하락할 것으로 예상되면 해외대여금 회수에 그치지 않고 해외 차입을 늘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