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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돼지로 年 48% 수익”…도나도나가 던진 KOK 경고등[최훈길의뒷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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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훈길 기자I 2026.10.25 12:0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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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돼지 도나도나 사건과 KOK코인 사건 닮은꼴 양상
원금보장 고수익 약속, 거창한 비전 내세워 다단계 사기
‘슈퍼 전관’ 꾸린 뒤 수년 공판, 도나도나 1심 일부 무죄
KOK측도 전관 꾸려, 재판 지연·솜방망이 처벌 우려돼
1심 선고 앞둔 국감 이슈 KOK사건, 국민 관심 지속 중요

[이데일리 최훈길 기자] “1심에서 일부 무죄를 받은 도나도나 다단계 사기 사건처럼 KOK코인 다단계 사기 사건이 솜방망이 처벌을 받을까 염려됩니다.”

한 법조계 전문가는 올해 국정감사에서 이슈가 된 KOK코인 다단계 사건 관련해 꾸준한 국민 관심이 필요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KOK코인 사건은 국내외 57만명, 2조5000억원 넘는 피해(검찰 추산)를 끼쳐 공판이 진행 중인 역대 최대 규모 디지털자산 범죄(국내 재판 사건 기준)다. 법조계 전문가가 두 사건을 거론한 것은 이들 사건의 양상과 진행 상황에 닮은 점이 많아서다.

도나도나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유대인 민요 ‘도나도나(Dona Dona)’에서 이름을 따왔다. ‘어미 돼지 위탁 사육 사업’의 이미지를 친근하게 만들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이후 회사명도 ‘(주)도나도나’로 명명됐다. KOK는 ‘기회와 지식의 초석’(Keystone of Opportunity and Knowledge)이란 뜻으로, 이후 KOK재단·KOK코인이 만들어졌다. 이처럼 뜻깊은 이름이지만 실상은 달랐다.

(그래픽=제미나이)
(그래픽=제미나이)
2009~2013년 발생한 도나도나 사건은 투자자 1만여명을 속여 2400여억원을 챙긴 사건이다. 어미 돼지 1마리당 500만∼600만원을 투자하면 새끼 돼지를 20마리 낳아 고수익을 낼 수 있다며 투자자들을 끌어모았다. 당시 시중은행 적금보다 10배 넘는 연 48% 수익률을 올리는 ‘살아 있는 황금돼지 재테크’라는 말까지 나왔다.

일당들은 어떻게 1만여명이나 속였을까. 투자금을 묻어두면 다달이 수익을 챙겨주고 계약이 만료되면 원금도 돌려준다는 솔깃한 얘기가 있어서다. 초기에는 투자자를 끌어모을수록 계좌에 매월 수백만원 이상 따박따박 찍혔다. 실물(돼지) 기반 투자라는 점도 투자 불안감을 줄였다. 사업이 실패해도 농장·돼지는 남을 것이란 기대가 있어서다. 게다가 ‘자유무역협정(FTA) 극복을 위한 글로벌 경쟁력 강화’ 등 내세운 거창한 비전도 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하지만 실제로는 돼지를 키워 돈은 번 뒤 투자자들에게 수익을 준 게 아니라 새로 들어온 투자자들의 돈으로 기존 투자자들에게 수익금을 지급하는 ‘돌려막기’ 수법을 썼다. 돼지 위탁 사육 사업을 내세웠지만 실질적으로는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투자자들에게 원금과 높은 수익을 지급하겠다고 약속하며 자금을 불법적으로 모집했다. 이 과정에서 돌려막기, 사기 대출까지 자행했다.

그런데 도나도나 일당은 1·2심에서 일부 무죄 판결을 받았다. 당시 재판부는 유사수신 혐의를 무죄로 판단했다. 도나도나 사업이 기본적으로 양돈업을 수익 모델로 하고 있어 실물거래를 가장해 자금만 모집한 것이라고 단정할 수 없다고 했다. 일당에 속아 돈을 잃고 사회적 관계까지 파탄이 났던 피해자들은 이같은 법원 판단에 억장이 무너졌다.

이같은 일부 무죄가 나오자 서초동 안팎에서는 ‘슈퍼 전관의 힘’이었다는 말이 나오기 시작했다. 도나도나 사건은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 김영한 전 민정수석, 검사장 출신 홍만표 변호사 등이 사건 변호를 맡았기 때문이다. 고위직을 지낸 검사 출신 변호사들이 법조계 인맥과 영향력으로 재판 결과에 영향을 미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 것이다.

이후 대법원은 2016년 9월 유사수신행위 혐의를 무죄로 판단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 돼지 위탁 사육이라는 그럴듯한 명목으로 투자자들의 돈을 끌어모은 뒤, 원금과 고수익을 약속하며 투자금을 챙겼다는 이유에서다. 이어 서울고법은 2017년 8월 유사수신행위규제법 위반 등으로 도나도나측 최 대표에게 징역 9년을 선고했다. 일당들이 2013년 11월 재판에 넘겨진 뒤 약 4년 만에 유사수신 혐의 유죄가 내려졌다.

이데일리와 코어시큐리티의 ‘디지털자산 피해사건 신고 및 탈세 공익제보 크립토 X파일 프로젝트’ 분석 및 탐사보도 결과, KOK코인 자금세탁 총책으로 지목된 장모씨의 가상자산 지갑에서도 1000억원 넘는 자금이 국내외 가상자산 거래소로 흘러가 유출된 정황이 드러났다. 장씨는 현재 해외 도피 중이다. (그래픽=코어시큐리티 디지털금융범죄대응연구소)
이데일리와 코어시큐리티의 ‘디지털자산 피해사건 신고 및 탈세 공익제보 크립토 X파일 프로젝트’ 분석 및 탐사보도 결과, KOK코인 자금세탁 총책으로 지목된 장모씨의 가상자산 지갑에서도 1000억원 넘는 자금이 국내외 가상자산 거래소로 흘러가 유출된 정황이 드러났다. 장씨는 현재 해외 도피 중이다. (그래픽=코어시큐리티 디지털금융범죄대응연구소)
이같은 도나도나 다단계 사기 사건 양상과 진행 상황은 KOK코인 다단계 사기 사건과 놀랄 만큼 닮았다. 공소장에 따르면 KOK 일당들은 투자자들에게 스테이킹처럼 예치금을 맡겨 놓으면 적금 이자처럼 리워드(보상)를 받을 수 있다고 홍보했다. 다른 투자자들을 데려와 예치하도록 하면 각종 리워드를 통해 1성부터 8성까지 등급이 올라가고 많게는 매월 수억원의 고정 수익을 올릴 수 있다는 다단계 마케팅을 병행했다.

또한 피해자들에 따르면 KOK 일당은 K-컬처 관련 거창한 비전을 내세우면서 쇼핑몰, 영화, 게임, 웹툰 등 KOK플레이 플랫폼에서 KOK코인을 이용하면 값싸게 양질의 콘텐츠를 구입할 수 있다고 했다. 대한민국 국가 차원의 블록체인 기술 스타트업 프로젝트인 것처럼 외국인들을 속였다. (참조 이데일리 9월11일자 <“KOK코인, 한국 브랜드 악용한 초국가적 사기”>)

울산지방법원 제11형사부(재판장 박동규 부장판사) 공판에 참석한 피해자들은 일당들이 투자자들에게 ‘원금보장’까지 약속하며 투자금을 끌어모은 뒤 자금을 빼돌렸다고 증언했다. A 증인은 “정말 목숨 값과 같은 투자를 했고 노후 자금을 투자하는 등 많은 사람들이 믿고 투자했는데, 그들(KOK코인 사건 일당측)은 내세웠던 것을 단 한 가지도 하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이번 달에 민병덕·이강일 민주당 의원은 정무위 국감에서 금융위원회·금융감독원, 법무부 장관 후보자 하마평에 오른 양부남 민주당 의원은 행안위 국감에서 울산경찰청, 김동아 민주당 의원은 법사위 국감에서 울산지법을 상대로 이같은 문제 등을 거론했다. 이들 의원들은 은닉자산의 철저한 추적, KOK 의혹 회사와 금융사 간 연루 의혹 규명, 적색수배자들에 대한 신속한 검거·송환, 피해자들에 대한 적극적 피해회복 등을 촉구했다.

KOK코인 사건 피해자 50여명이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KOK 해외도피 관련자 신속 검거 및 범죄수익 추적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최훈길 기자)
KOK코인 사건 피해자 50여명이 지난 2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KOK 해외도피 관련자 신속 검거 및 범죄수익 추적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사진=최훈길 기자)
하지만 피해자들은 국감 지적에 공감하고 감사하면서도 안심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같은 문제가 드러났는데도 ‘슈퍼 전관’으로 인한 재판 지연과 솜방망이 처벌이 있을 수 있어 우려되기 때문이다. 현재 KOK 일당측 피고인들은 10여명 이상의 변호사를 고용하고 있지만 피해자 측은 제대로 된 변호인 한 명 없는 상황이다. 앞서 중대범죄수사청의 초대 청장 4명의 후보 명단에 올랐던 서울동부지검장 출신 김관정 변호사는 KOK 사건의 주동자인 피고인 김모 씨를 대리하고 있다.

황석진 코어시큐리티 디지털금융범죄대응연구소장(동국대 국제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KOK코인 사건은 단순한 가상자산 투자 피해를 넘어 대규모 자금의 이동과 은닉 가능성, 관련자들의 책임, 수사 및 감독체계의 한계까지 짚어봐야 할 중대한 사안”이라며 “디지털자산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는 출발점은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 있는 피해자 보호”라고 지적했다.

철저한 진상규명 및 책임 있는 피해자 보호를 위한 첫 단추는 국감에서 주목받은 KOK코인 사건에 대한 국민적 관심의 불씨가 사그라들지 않는 것이다. 꾸준히 주시하는 민심의 눈초리, 엄벌을 촉구하는 국민들의 회초리가 피해자들의 가장 큰 힘이기 때문이다.

피해자들은 지난 2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경찰청·법무부·외교부 등 관계부처에 “관련자들이 해외에 있다고 해서 끝난 사건이 아닙니다. 시간이 오래 흘렀다고 해서 피해자들의 고통이 사라지는 것도 아닙니다. 사람도 끝까지 추적해 주십시오. 돈도 끝까지 추적해 주십시오. 그리고 책임이 확인되는 사람에게는 법에 따른 책임을 물어 주십시오”라고 요청했다. 국회는 26일 경찰청·법무부, 27일 외교부를 상대로 종합감사(종감)을 진행한다. 올해 남은 울산지법 공판은 내달 16일 오후 2시, 12월14일 오후 2시에 열린다.

※KOK코인 사건=검찰 추산 국내외 총 57만707명, 총 2조5759억원 피해를 끼친 다단계 가상자산 사기 사건이다. 일당은 2019년부터 KOK코인을 발행해 예치금 리워드(보상)와 다단계로 투자자를 끌어들였지만, ‘돌려막기’ 방식이 어려워지자 서비스를 종료하고 투자금을 빼돌렸다. 일부 일당들에 대한 울산지법 형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지만 자금총책 등 주동자들은 수년째 해외 도피 중으로 인터폴 적색수배 상태다.

※이데일리와 코어시큐리티는 ‘디지털자산 피해사건 신고 및 탈세 공익제보 크립토 X파일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온라인 공익 제보를 접수합니다. 개인이든 법인·기관이든 누구나 이데일리 홈페이지 팝업창이나 배너를 통해 접속해 제보할 수 있습니다.

※‘최훈길의 뒷담화’는 이슈 현장이나 정책 논의 과정의 뒷이야기를 전하는 주말 연재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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