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라이더 사고 예방의 출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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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병묵 기자I 2025.09.24 05:00:00

서용윤 동국대 산업시스템공학과 교수
보수체계 외 근로환경 실태조사 필요
플랫폼·라이더·고객·정부 힘 합쳐야

[서용윤 동국대 산업시스템공학과 교수] 중대재해 근절을 위한 새 정부의 ‘노동안전 종합대책’이 지난 15일 발표됐다. 과징금·영업정지·입찰 제한 등 기업에 대한 전방위 제재가 주요 내용으로 제시된 가운데 특수형태근로종사자(플랫폼 종사자) 보호방안이 눈에 띈다. 새로운 형태의 플랫폼 근로 종사자들이 늘어나고 사고재해도 같이 증가하자 노동안전의 새로운 대상으로 확대한 것이다.

플랫폼 종사자는 사업주 지배·관리 아래 있는 전통적인 근로자가 아니라 불특정 장소에서 자영업자 성격으로 업무자율성이 주어지다 보니 안전관리 사각지대에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대책에는 플랫폼 종사자 대다수를 차지하는 배달 라이더에게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교통사고 예방을 위한 안전교육 의무화, 종사자 교통위반 집중 단속방안 등이 포함됐다.

배달 라이더들은 빈번한 사고 원인으로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낮은 보수 체계를 지목하고 있다. 저렴한 배달료 때문에 장시간 근무에 따른 주의력 감소와 시간 중심 프로모션 달성을 위해 무리한 운행으로 재해가 일어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국외 논의사항을 볼 때 보수체계는 양질의 일자리와 배달노동환경의 문제로 고려할 수 있으나 사고발생의 핵심 원인이라고 단정하기 어렵다.

라이더는 업무특성상 근로자의 노동시간과 임금을 직접 비교하는 것은 쉽지 않으며 고용 차원의 정확한 실태조사도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실제 임금과 노동시간, 노동환경의 합리적인 인과 관계를 발견하고 올바른 방향의 정책을 제안하기 위해서는 실태조사를 선행해야 할 것이다.

국제노동기구(ILO)는 올해 6월 개최한 제113차 총회에서 디지털 플랫폼 종사자의 양질의 일자리 조건을 논의했으며 산업재해 측면에서는 적정 보호구 지급 및 사용, 안전보건교육, 휴게 시간 부여, 안전보건정보 제공 등을 강조했다. 그중에서도 초과근로와 산재 발생의 관계성을 고려해 최대 근무시간 제한, 최소한의 휴식시간 제공 등을 전제하면서 노동환경의 검토 필요성을 권고했다.

유럽연합(EU) 역시 유사한 사례로 육상운송자에게 9시간 이내 운전, 4.5시간 이내 최대 45분 휴식, 하루 11시간 이상 휴식을 부여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ILO와 EU 역시 일일 노동시간 수준에 따른 산업재해 발생 추이를 살펴본 뒤 적정 노동시간을 결정하고 그에 따른 적합한 운영 개선을 규정하는 등 현재 노동환경 실태 분석을 먼저 고려하고 있다.

무엇보다 ILO와 EU는 물론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도 플랫폼 종사자 안전 문제는 사업주만이 혼자 해결할 사항이 아니라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우리 사회도 정부와 고객, 플랫폼 종사자의 역할과 관심이 필요하다. 급여 논쟁에만 집중하다 오히려 눈앞에 놓인 모두의 역할이 간과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배달 라이더의 노동환경 실태조사를 수행해 필요한 안전정책을 제안하고 지자체는 파손·노후화한 도로와 신호, 표지판 등의 유지보수와 주정차 구간 지정 등 안전한 교통 여건 제공에 선제적으로 나서야 한다. 고객은 배달 독촉을 자제하고 배달이 어려운 지역 또는 날씨·환경에서는 배달 대기나 지연 결정을 수용하는 성숙한 안전 인식이 필요하다.

배달 라이더 역시 예방 주체로서 개인 배달 수단과 보호구의 적정 상태를 늘 확인하고 운행 중 휴대폰 조작을 자제하는 등 도로교통 수칙을 준수해야 한다. 강수·강설·폭염 등 배달이 어려운 환경에서는 대기시간 및 휴식을 적절히 활용해야 한다. 나아가 플랫폼 사업주는 정부·고객·플랫폼 종사자의 참여와 협력을 위한 주도적인 역할과 책임을 다해야 할 것이다.

정부·고객·플랫폼 종사자와 사업주의 역할이 어우러질 때 우리는 더욱 가시적인 사고 예방 효과를 낼 수 있다. 진정성 있는 모두의 관심이 본격적인 사고 감소로 이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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