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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시각 장애 청년이 구글 개발자가 되기까지

김현식 기자I 2024.10.02 06:00:00

나는 꿈을 코딩합니다
서인호|216쪽|문학동네

[이데일리 김현식 기자] 구글코리아에는 한 시각장애인 청년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근무하고 있다. 세 번의 도전 끝 채용형 인턴 자리에 합격한 이후 사내에서 인정받는 직원으로 성장한 서인호 씨다.

‘나는 꿈을 코딩합니다’는 눈으로 보는 대신 앱으로 듣고 코딩하는 전맹(全盲) 시각장애인 개발자인 서 씨의 에세이다. 시각 대신 다른 감각들로 한계와 편견을 돌파해 온 청년의 생생한 경험담이자 도전기를 담았다.

서 씨는 초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있던 여덟 살 때 망막박리 치료를 위해 수술을 받은 뒤 시각을 잃었다. 말 그대로 하루아침에 어둠에 갇힌 것이다. “눈에 뵈는 것은 없었지만 주어진 삶을 살아내야 했다”는 그는 점자 악보를 외워 피아노 콩쿠르에 출전하고, 10개월간 홀로 미국에 교환학생으로 떠나는 등 자신만의 ‘도장 깨기’를 하며 눈부신 성장을 이뤄왔다.

미국에서 IT 기술이 장애인의 삶의 영역을 확장해 줄 수 있음을 몸소 경험한 서 씨는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복수 전공하며 개발자의 꿈을 키웠다. 그리고 매일 8시간 이상 혼자 코딩 알고리즘 문제를 풀며 내공을 다진 끝 마침내 취업의 문턱까지 뛰어넘었다.

‘안되면 말고’ 정신으로 도전을 이어온 서 씨는 앞이 보이지 않는다고 해서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나누지 않았다. 그 대신 ‘어떻게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방법을 고민하며 자신만의 길을 걸어왔다. 지금은 신체 제약을 보완할 누구나 접근 가능한 기술을 개발하고 싶다는 마음을 품고 도전을 이어가고 있다.

“장애가 있고 없고를 떠나 사람마다 다른 것처럼, 각기 다른 방법으로 길을 찾으면 되니 일단 시작부터 해보라”는 서 씨의 조언은 ‘나는 안 될 거야’라며 쉽게 주저앉는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건네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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