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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갤럽은 지난주 주요 의뢰인들에게 중국 내 사업을 중단하고, 현재 진행중인 프로젝트는 멈추거나 해외로 이전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통보했다. 1993년 첫 중국 진출한 이후 30년 만에 완전 철수를 선언한 것이다.
갤럽의 이번 결정은 중국의 방첩법 개정에 따른 대응으로 풀이된다. 지난 7월 1일부터 시행된 개정 방첩법에선 간첩 행위 적용 범위가 국가 기밀 및 정보에서 ‘국가안보와 관련된 모든 기타 문건, 데이터, 물품’으로 확대됐다. 중국 규제당국은 이 법을 근거로 국가안보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정보가 유출될 수 있다면서 베인앤컴퍼니, 민츠, 캡비전 등 외국 실사업체와 컨설팅 기업들을 급습, 사무실을 폐쇄하고 고강도 조사를 벌였다.
갤럽 역시 중국에 부정적인 여론조사, 통계 등을 발표해 오랜 기간 중국 당국의 불만을 샀던 만큼, 언제든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커진 상황이다. 지난 3월에도 갤럽이 중국을 호의적으로 보는 미국인 비율이 역대 최저인 15%로 감소했다는 여론조사 결과를 발표한 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즈는 “갤럽은 중국을 견제·고립시키고 미국의 지배력을 유지하는 도구 역할을 하고 있다”며 맹비난했다.
FT는 “갤럽은 중국에서 철수하기로 한 가장 최근의 외국 기업이 됐다”면서 “갤럽은 중국 본토 내 사무소 세 곳 모두 폐쇄할 예정이며, 현지 직원들의 고용을 유지할 것인지는 아직 불투명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