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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이데일리 김정남 특파원] 미국 국방부가 내년 1월 중순까지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미군을 감축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 전에 이를 행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트럼프 대통령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을 ‘트윗 경질’ 한 이후 충성파로 국방부를 채웠다.
17일(현지시간) 정치전문매체 더힐 등에 따르면 크리스토퍼 밀러 국방장관 대행은 이날 “아프간과 이라크에서 병력을 재배치하라는 대통령 명령을 이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아프간과 이라크에는 각각 약 4500명, 약 3000명의 미군이 주둔해 있다. 내년 1월 중순까지 아프간에서 2000명, 이라크에서 500명을 각각 줄이겠다는 것이다. 두 지역의 병력을 2500명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의미다. 이때는 트럼프 대통령이 퇴임하기 전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내년 1월 20일 공식 출범한다. 밀러 대행은 “(이번 결정은) 미국 정부 내에서 지속적으로 논의를 거쳐 이뤄진 것”이라고 했다.
이번 감축 결정은 트럼프 대통령이 에스퍼 국방장관을 경질한 후 후임에 밀러 대행을 임명한 지 일주일 만에 나와 주목된다. 에스퍼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이같은 방침에 줄곧 반대 입장을 표하면서 ‘눈엣가시’ 취급을 받았고, 대선 직후 트윗을 통해 숙청됐다. 현재 미국 국방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충성파들로 채워져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다만 이번 결정을 두고 공화당 내에서도 반대 목소리가 나온다.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인 미치 매코널은 “향후 몇 달간 아프간과 이라크와 이라크 철군 등을 포함해 국방·외교정책에 큰 변화가 있어서는 안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