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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도파업 한 달, 시멘트·레미콘 수급난 가시화

박철근 기자I 2016.10.30 10:53:51

일부 시멘트사 출하량 절반으로 ‘뚝’
철도운송 비중 높은 내륙 시멘트사 피해 커
피해액 2013년 철도파업 때보다 커질 듯
레미콘 업계도 시멘트 공급 차질 우려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지난달 27일 시작한 철도노조의 파업이 한 달째 이어지면서 시멘트·레미콘 업계가 위기를 맞고있다. 철도파업이 더 길어질 경우 시멘트 대란 사태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수도권 일대에 있는 사일로(시멘트 저장소)의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시멘트 업계 관계자는 “현재 생산공장에서 출하한 물량은 바로 레미콘 회사로 공급하고 있다”고 전했다.

사일로에는 저장용량의 50% 수준으로 시멘트를 저장한다. 하지만 생산 공장에서는 이미 생산량 조절에 들어간 상황. 여기에 철도파업이 장기화로 늘렸던 사일로 재고물량도 빨리 소진되면서 공급에 차질이 예상된다.

특히 해안 인근에 생산시설을 둔 쌍용양회(003410) 동양시멘트(038500) 한라(014790)시멘트보다는 내륙에 생산시설을 둔 한일시멘트(003300) 성신양회(004980) 아세아시멘트(183190) 등의 타격이 더 심하다. 해안에 취히나 시멘트사의 경우에는 4~20%만 철도를 통해 운송하고 있지만 내륙사의 경우에는 운송물량의 50~58%를 철도를 통해 운송한다.

내륙 시멘트사 한 관계자는 “지역별로 차이는 있지만 현재 레미콘 업체 등으로 출하하는 양이 평상시보다 절반가량 줄었다”며 “BCT(벌크시멘트트레일러)로 철도운송물량을 대체했지만 이 역시 한계에 부딪힌 상황”이라고 전했다.

통상 열차(20량 기준)는 한 번에 1000t의 시멘트를 운송할 수 있지만 BCT는 적재량이 25t에 불과하다. 최근 BCT 이용률이 높아지면서 운임도 높아지고 BCT 운전자들의 피로가 쌓여 BCT를 통한 시멘트 운송도 한계에 이르고있다.

시멘트 업계는 철도노조 파업의 장기화로 인한 피해가 지난 2013년 철도파업 당시 피해규모(수송 차질 따른 미판매금액 및 대체수송운임 증가 등) 200억원을 웃돈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시멘트협회 관계자는 “현재 피해규모만 300억원 정도로 추산되며 시간이 지날수록 급증하고 있다”며 “파업 이후 시멘트의 철도수송 차질 물량은 40만t(누계)을 넘어섰으며 육로대체수송을 감안하더라도 현재 하루 1만~1만5000t의 출하차질뿐만 아니라 주연료인 유연탄과 슬래그 등 부자재 수송도 거의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철도공사 측에서도 대체인력의 피로누적과 안전 문제를 이유로 내달부터 화물열차 운행률을 30%수준으로 감축할 계획이어서 피해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레미콘 업계도 아직 큰 영향은 없지만 파업이 지속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시멘트 조달을 위해 원거리 육상운송을 감내하는 등 레미콘 공급차질을 막아왔다”며 “철도파업 장기화 조짐에 따라 모든 대응책이 무의미해 질수 있어 걱정이다”라고 전했다.

철도노조파업이 장기화되면서 시멘트 업계가 시멘트를 저장하는 사일로의 재고가 바닥을 드러내면서 공급 차질이 현실화되고 있다. 경기도 의왕시에 있는 사일로 모습. (사진= 한국시멘트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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