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톡 천하?..나머지 그들이 사는 세상

김유성 기자I 2016.04.25 09:02:05
[이데일리 김유성 기자] 모바일 메신저 시장이 성숙기에 도달한 나라일수록 2등의 존재감은 미미하다. 우리나라는 카카오톡이 사실상 제패했다. 국민 메신저가 된 카카오톡과 2등 메신저 간의 방문자 차이는 10배다. 한때 카카오톡을 사용하기 위해 스마트폰을 살 정도였다.

◇‘도토리 키재기?’..치열한 2등 쟁탈전

나머지 모바일 메신저들은 어떻게 살까. 각각의 개성을 유지하며 카카오톡의 ‘틈새’에서 경쟁하고 있다.

2013년까지만 해도 카카오톡의 대항마는 네이트온이었다. 네이트온은 2000년대 초중반 전세계적인 인기의 MSN메신저를 몰아내고 국민 온라인 메신저로 자리매김했다. 카카오톡이 나오기 전부터 네이트온 모바일을 통해 모바일 소통이 가능했다. 2010년 이후 주도권을 카카오톡에 빼앗겼지만 2013년까지만 해도 2위권을 유지했다.

2014년에는 라인이 네이트온을 제쳤다. 인터넷 시장 조사 업체 랭키닷컴 기준 2014년 2월에 라인의 월간 사용자 수는 556만명이었다. 라인은 ‘별에서 온 그대’를 통해 알려졌다. 카카오톡 사용자들 상당수도 라인을 자신의 스마트폰을 깔았다.

하지만 2015년부터는 페이스북 메신저가 2위로 올라섰다. 페이스북 메신저는 페이스북 사용자끼리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는 서비스다. 페이스북 사용자가 늘어난 덕분이다.

페이스북 메신저는 2위 굳히기에 들어간 것으로 보인다. 올해 4월 초 기준으로 페이스북 메신저의 주간 이용자 수는 262만명이다. 카카오톡 다음인 2위다. 1위인 카카오톡과 비교하면 여전히 10분의 1 수준이다. 카카오톡의 위세에 도전할 만큼은 안 돼도 무시 못할 존재감은 있다.

2013년 이후 국내 모바일 메신저 시장의 특징중 하나는 중국 텐센트의 모바일 메신저 ‘위챗’ 사용자 수가 늘었다는 점이다. 위챗의 사용자 수는 80만명 정도로 카카오톡과 비교하면 소수이지만 꾸준히 늘고 있다. 국내에 거주하는 중국인과 중국 교포의 증가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보인다.

출처 : 랭키닷컴 (월간 모바일 사용자 추정치)
◇카카오톡 천하? 틈새는 있다

카카오톡 이하 2~5위권 업체들은 나름의 특화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네이트온은 여전히 사무용 온라인 메신저로 유용하게 쓰이고 있다. 네이트온도 이 같은 점을 착안 기업용 메신저 서비스로 쓰이기 위한 여러 장치를 마련했다.

라인은 국내 시장은 내줬지만 일본과, 태국, 대만 등 아시아 시장 교두보 마련에 성공했다. 일본과 태국에서는 절대적인 강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시장에서 카카오톡에 밀린다고 한들 아쉬울 게 없다.

페이스북 메신저는 페이스북 사용자, 위챗은 국내 거주 중국인들이 수요자다. 카카오톡 입장에서는 범접할 수 없는 사용자이기도 하다. 중국 거주 한국인과 소통하려면 위챗이 유용할 수밖에 없다. 카카오톡과 라인은 중국 정부가 차단한 상태다.

카카오톡은 한국 외에 뚜렷한 시장이 없다는 게 고민이다. 카톡은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 시장에 선도적으로 진출했지만, 아직은 별 성과를 거두지 못했다.

순위에는 없어도 나름의 시장을 만들며 ‘분투’하는 모바일 메신저도 있다. 국내 스타트업이 만든 잔디 메신저는 부분 유료화로 주목 받고 있다.

잔디메신저는 기본 기능에 대해서는 무료로 제공하지만 고급 기능에 대해서는 유료로 제공해 수익을 올리고 있다. 무제한 파일 첨부 등 기업용 메신저 시장에 특화된 서비스 덕분에 총 5만개의 팀이 잔디메신저를 쓰고 있다.

잔디메신저 측은 아마존웹서비스를 서버로 쓰면서 도·감청 이슈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을 강점으로 꼽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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