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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 온라인 청약 시스템을 2000년 구축했다. 그해 6월 ‘hncworld.com 금융포털 site’를 만들었다. 원래 이 은행은 옛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합병하면서 2001년 11월 현재 KB국민은행으로 재탄생했다. 전신 중 하나인 주택은행의 청약 제도와 시스템을 흡수하면서 이 분야에서 선두로 치고 나갈 수 있었다.
타 시중은행들은 개별 청약 시스템을 개발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게 되자 금융결제원과 손을 잡고 공동사업을 시작했다. 이로 인해 2002년부터 ‘아파트투유’를 통해 다른 시중은행의 청약 통장을 소지한 사람들도 인터넷 청약을 할 수 있게 됐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주택은행과 합병하면서 이 은행이 가지고 있는 주택 청약 시스템을 빠르게 온라인화 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KB국민은행은 온라인 주택 청약 시스템을 다른 시중은행들보다 2년 빨리 구축했다. 하지만 최근 온라인 청약자들 사이에서 가점에 대한 설명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직장인 이모(남·37)씨는 “주택청약통장 가입 은행인 국민은행의 관련 홈페이지를 통해 지난 가을 아파트를 청약하려 했지만 아리송한 부분이 적지 않아 중도 포기했다”며 “청약할 때 가점을 책정하는 과정에서 ‘거주 개시일’을 명기해야 하는데, 이에 대한 명확한 설명도 없었다”고 말했다. 서울 태생으로 다른 지역으로 한번도 이사한 적이 없었던 이씨로서는 거주 개시일이 생년월일인지, 현재 살고 있는 집의 전입일자를 묻는 것인지 알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은행 관계자는 “청약 통장 가입자들이 거주 개시일에 대해 헷갈려 하는데, 보통 현재 거주지의 전입 날짜를 기준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KB국민은행은 예비 청약자들을 위해 유의사항을 자세히 기재하는 등 시스템을 개선할 필요가 있다고 부동산 전문가들은 지적한다. 청약에 당첨이 된다고 하더라도 가점을 잘못 책정했다면 당첨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이다. 익명을 요구한 한 전문가는 “컴퓨터 사용이 어려운 어르신이나 꼼꼼하게 가점을 확인하는 사람들에게는 인터넷 청약은 어려울 수 있다”며 “콜센터 직원들도 매뉴얼대로 답변하는 수준에 그치지 말고, 수요자가 알고 싶어 하는 부분을 확실하게 파악해 알려줄 수 있는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