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도년 기자] 증권가는 7일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한 대한항공(003490)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하향 조정했다.
정유석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유가 하락 수혜주로 부각되며 안정적인 주가 흐름을 보였지만, 유상증자 결정으로 주가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며 “유가 하락으로 인한 실적 개선과 차입금 상환에 따른 재무구조 개선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HMC투자증권은 대한항공 목표가를 기존 5만 5000원에서 4만 4000원으로 내렸다.
유상증자를 결정하게 된 배경에 대한 불확실성도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봤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대한항공이 유가 급락이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돼 추가적인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시점에서 유상증자를 발표한 데 대한 의문이 남는다”며 “의사결정 배경에 대한 불확실성이 투자 심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상증자 배경에 한진해운 지원 가능성도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 지분 33.23%를 보유하고 있다.
강성진 KB투자증권 연구원은 “한진해운은 올해 회사채 6820억원을 포함해 1조 5000억원의 차입금 만기가 예정돼 있고 그 중 4820억원의 회사채를 포함, 6200억원 가량의 차입금 만기가 올해 2분기에 집중돼 있다”며 “부족한 상환 자금 일부는 회사채 신속인수제도로 조달할 수 있겠지만, 일부는 대한항공으로부터 지원받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관측했다.
한편으론 자본 확충으로 신용등급이 오르는 등 긍정적인 효과도 있으리란 분석도 있었다.
김민지 이트레이드증권 연구원은 “유상증자로 조달하는 자금을 차입금 상환 등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히고 있다”며 “부채비율을 낮춰 신용등급이 오르고 이자비용이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3분기말 별도 재무제표를 기준으로 한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은 837%인데, 5000억원 규모의 자본이 확충되면 부채비율은 688%로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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