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도 여객선 침몰]"위험하다고 구조 안 할 거냐" 실종자 가족 논쟁

김동욱 기자I 2014.04.19 13:34:37

정부·언론 불신 확대.."실종자 가족 맞느냐?" 일부 몸싸움도

[진도=이데일리 나원식 기자] “왜 우리가 이렇게 아이디어를 내야 하느냐. 정부는 위험하다고 아무 것도 안 하고 있다.”

“위험하다고 하지 않습니까. 그렇게 해서 모두가 잘 못 되면 책임지실 겁니까?”

19일 세월호 침몰 사고 해역과 가까운 전남 진도군 임회면 팽목항에서는 몇 시간째 실종자 가족들이 모여 어떻게 하면 실종자들을 구조할 수 있을지 논의하고 있다. 이런 논의는 4일째 계속되고 있지만 뚜렷한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다.

실종자 가족들은 이날 정부 측 수사 담당자들이 브리핑을 하기 위해 만든 공간에 모여 구조 방법에 대해 논의를 계속하고 있다. 실종자 가족들은 “정부는 조류가 빨라서 위험하다고만 하고 아무 아이디어도 못 내고 있다”며 “이게 말이 되느냐”고 따져 물었다.

이 자리에는 현재 조선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민간 전문가’를 자처한 사람이 나서서 해상크레인으로 배를 들어 올릴 수 있는데 정부가 왜 하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했다. 이에 일부 가족들은 “그 방식이 맞는 것 같은데 실종자 가족 대표라는 사람이 반대하고 있어 못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답답해했다.

이에 실종자 가족 대표단은 “그 방식은 위험하다고 하는데 실제 그렇게 해서 모두가 잘 못 되면 책임질 것이냐?”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크레인으로 끌어올리는 방식이 잠수부가 직접 들어가 구하는 방법보다 훨씬 시간이 오래 걸린다고 한다”며 “우리를 믿고 잠수부를 들여보내자”고 설명했다.

하지만 다시 일부 가족들은 “우리가 뽑지도 않는 대표라는 사람이 무조건 반대하고 있다”며 반발하고 있어 논쟁이 끊이지 않고 있다.

특히 팽목항에서는 실종자 가족들이 아닌 일반 시민들과 언론, 자원봉사자들이 한데 뒤섞여 있어 가족들의 불신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날 한 시민은 자신이 생각하는 구조방식을 설명하다가, 옆에 있던 한 실종자 가족에게 “이 사람은 그냥 전주에서 올라온 일반 시민이다. 가족이 아니다”라고 지적받고 자리에서 쫓겨나야 했다.

일부 가족들은 “여기에 안기부(국정원) 사람들이 돌아다닌다고 한다”, “정부가 많은 것을 숨기고 우리 가족들을 속이고 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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