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원이는 초등학생이다. 동네 슈퍼겸 문방구를 운영하는 엄마와 집 근처 회사 작업장에서 일하는 아빠와 셋이 산다. 소원이네는 넉넉하지는 않지만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얼핏 서로에게 무관심해 보이지만 깊은 가족애는 여느 집 못지 않다.
그러던 비오는 어느날 소원이는 등굣길에서 술취한 동네 아저씨에 끌려가 몹쓸 짓을 당하고 병원에 실려 온다. 소원이는 항문과 장이 파열돼 평생 인공 배변 주머니를 차고 다녀야 한다. 소원이 나이 이제 9살인데... 퇴원 이후 소원이와 부모는 피해자 임에도 죄인 취급하는 세상의 보이지 않는 또 다른 폭력과 맞선다. 소원이네는 서로를 위로하며 고통과 상처를 회복해 간다.
영화 ‘소원’은 실제 나영이를 성폭행한 조두순 사건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영화는 성폭력 사건 자체를 부각하진 않는다. 대신 어린 피해자와 가족이 사회의 부조리와 세상의 편견을 어떻게 극복해 가는지를 차분하게 그려간다. 성폭력을 당한 이후 어린 피해자가 겪는 정신적인 고통과 부모의 안타까움 등이 큰 울림으로 다가 온다.
영화 ‘소원’은 ‘도가니’와 비교된다. 같은 아동 성폭력을 다루면서도 여러모로 다르다. ‘도가니’는 성폭력 장면을 여과없이 사실적으로 그대로 보여줘 분노를 유발케 했다. 이른바 분노 마케팅을 펼쳤다. 그래서 ‘도가니’는 보는 적지않은 관객들은 불편해 했다. 소년 소녀 지체 장애인 대한 과도한 성적 표현은 거슬렸던 게 사실이다. 선동하는 것 같은 영화 메세지도 거북했다.
‘소원’은 성폭력을 보여주지 않는다. 어린 소원이와 부모의 일상으로의 회복에 방점을 뒀다. 사건이후 우리 모두 공범은 아닌지 같이 생각해보자는 태도를 취하고 있다. 영화는 “내가 뭐 잘못 했어? ”라며 말하는 소원이에게 어떤 말을 해줄 것인지를 묻는다. 어른들이 아이들이 아이답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 줄 것을 당부하며 끝냈다.
영화는 우리에게 몇가지 숙제를 던진다. 음주운전은 엄단하면서 왜 술을 마시고 아동을 성폭행한 자의 행위엔 온정을 베푸는지를 , 수사·재판 과정에서 왜 피해 아동과 가족에 대한 무절제한 보도 행태는 방치하는가를 따진다. 또 피해 아동에게 진술 녹화를 강행해 또 다시 고통을 줘야 하는지를 비판한다.
하지만 ‘소원’은 사회성이 짙은 영화는 아니다. 아동 성폭력이라는 사회적으로 심각한 문제를 다루고 있지만 가족영화로 다가온다. 따뜻하고 착한 영화이다. 섬뜩하고 자극적인 소재를 한꺼풀 벗겨내 온 가족이 함께 생각하고 힐링할 수 있는 영화이다.
영화 ‘소원’은 보기 편했다. 욕과 폭력이 난무하고 선정적이지 않아서다. 그렇다고해서 과도하게 눈물을 강요하는 신파도 아니다. 대한민국에서 지금도 일어나고 있고 앞으로도 일어날 수 있는 사건을 겪는 우리 평범한 가족의 ‘어쩔수 없는’ 일상의 모습을 보여준다. 충격적인 사건을 냉정하고 차분하게 연출해 가는 이준익감독의 연출이 새삼 믿음직해 보인다. 영화는 사람 이야기를 할때 빛을 발한다는 지극히 단순한 명제를 증명해 보였다.
소원이가 바라는 세상은 성폭력이 없는 세상이다. 적어도 어린 아동을 상대로 한 성폭력은 엄하게 다스려야 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하지만 그 어느 것보다도 진심으로 소원이가 바라는 것은 어린 피해자의 상처를 잘 아물수 있독록 이웃이 사회가 국가가 보듬아 달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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