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장종원 기자] 여성 직장인 절반이 결혼 직후 회사를 그만두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과 자녀양육의 부담으로 직장을 그만두는 것인데 일과 가정을 양립할 수 있도록 정책 배려가 필요해 보인다.
29일 김유경 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의 ‘생애 단계별 여성의 취업행태와 정책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기혼여성의 취업률은 결혼과 출산에 따라 급격한 변화를 보였다.
‘전국 출산력 및 가족보건·복지실태조사’를 분석한 이번 보고서에서 결혼 직전 87.5%였던 기혼여성 취업률은 결혼 직후 47.8%로 절반에 가까운 39.7%포인트가 감소한다. 또 첫째아 출산 전 31%였던 취업률은 출산 후 25.4%, 막내아 출산 후 24.8%까지 떨어진다.
기혼여성 취업률은 출산 이후 상승세로 바뀐다. 막내아 초등학교 입학 전에는 40.3%, 입학 후에는 43.4%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결혼과 자녀출산 및 양육기에 취업률이 저조한 것은 결혼과 출산, 자녀양육 등이 기혼여성의 취업지속성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방증한다. 실제로 결혼 직후 취업을 중단한 이유는 ‘결혼때문’이라는 응답이 88.4%로 가장 높았고 첫째아 막내아 출산 전후는 각각 92.7%, 95.3%가 자녀양육을 이유로 들었다.
특히 고학력일수록, 관리자·사무직일수록 직장을 그만두는 비율이 낮은 것으로 나타나, 일자리의 질과 기혼여성의 취업률이 상당한 연관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유경 연구위원은 이와 관련 “취업의 장애요인인 자녀출산 및 양육부담을 완화할 수 있는 고용환경 개선과 실효성 있는 제도적 장치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그는 “육아휴직제를 개선하고 단축제 활성화 등 유연한 근로형태를 확산하는 한편, 가족친화 기업, 직장 보육시설 확대 등 가족친화직장환경 조성을 통해 경력단절 위험을 완화하는 방안이 강구돼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