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에게 음식이란 “그 무엇보다 우리의 존재에 맞닿아 있기”에 소설로도 안 되고 시도 못 된다. ‘이야기’의 방식으로밖에 풀어낼 수 없는 것이다. 음식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나름의 미학을 구축한 것으로 소문났던 성석제는 결국 자신의 입을 통해 들어온 수많은 음식들에 대한 이야기를 펼쳐낸다.
이야기는 그가 먹었던 음식들 이상으로 다양하고 특색이 넘친다. 미식가의 평가라기보다 음식과 사람에 얽힌 일화들이 만화가 정훈이의 삽화와 함께 맛깔나게 버무려져 있기 때문이다.
예컨대 울릉도 특산물 명이나물, 경남 남해 삼동면의 죽방렴에서 잡힌 멸치로 만든 멸치쌈밥, 유년시절 할머니가 빚은 막걸리에 대한 일화들이 삽화와 유쾌한 조화를 이루며 입맛을 다시게 한다. 작가가 책 속에 소개했던 식당들과 주 메뉴들은 책 뒤에 따로 묶었다. 맛집 가이드로서도 손색없는 게 책의 또 다른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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