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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완패`-민주 `대역전`.. 후폭풍 온다(재종합)

장용석 기자I 2010.06.03 09:10:18

민주당 충남북 석권, 영남 교두보 확보
오세훈, 초접전 끝에 한명숙 누르고 재선 성공

[이데일리 장용석 기자] `한나라당 6, 민주당 7, 자유선진당 1, 무소속 2.`
2일 치러진 제5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예상을 뒤엎고 한나라당의 패배, 민주당의 승리로 귀결됐다.

3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최종 개표 결과, 한나라당은 전통적 `텃밭`인 영남권의 대구, 경북, 울산, 부산 등 4곳과 서울, 경기 등 모두 6곳에서 당선자를 낸 반면 민주당은 인천, 강원, 충남북 등 모두 7곳에서 승리를 거뒀다. `충청권을 대변하는 정당`임을 자임하며 제3당으로서의 입지를 구축해왔던 자유선진당은 대전 1곳에서만 당선자를 배출하는데 그쳤다.

지난 2006년 제4회 지방선거에서 16개 광역자치단체중 무려 12곳을 휩쓸었던 한나라당으로서 '절반의 실적'에 그친 셈이다.특히 서울의 경우 개표 종료 때까지 `초박빙`의 접전이 벌어진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선거는 사실상 한나라당의 완패"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지적이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오 후보는 전날 오후 7시부터 실시된 선거 개표에서 줄곧 한 후보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다가 이날 새벽 4시 전후로 격차를 벌이기 시작해 가까스로 당선을 확정지은 상태.

조해진 한나라당 대변인은 "예상에 많이 미치지 못하는 결과가 나왔다"며 "집권여당으로서 최선을 다했으나 국민의 기대에 미치지 못한 부분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민주당은 이번 선거에서 광주, 전남·북 외에 인천, 강원, 충남·북 등 무려 7곳의 단체장을 배출하는 쾌거를 이뤄냈다.

경남지사와 제주지사는 김두관, 우근민 등 2명의 무소속 후보에게 돌아갔으나, 이들 또한 사실상 큰 틀에서 보면 야권 후보군에 들어간다는 점에서, 결국 이번 선거는 야권의 압승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특히 그간 `호남당`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했던 민주당으로선 충청권은 물론 영남권에 교두보를 마련함으로써 차기 대통령선거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재도약을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기초단체장의 경우에도 전국 228개 선거구중 민주당은 91곳에서 승리를 거뒀고 한나라당은 82곳에 불과했다. 특히 서울의 경우 민주당은 25개 구청장중 21개를 휩쓴 반면, 한나라당은 서초, 강남, 송파, 중랑 등 4곳을 확보하는데 그쳤다.

우상호 민주당 대변인은 "이번 선거 결과는 이명박 정권의 독선과 오만에 대한 국민적 심판으로, 견제세력이 필요하다는 국민의 지혜가 담겨 있다"고 자평했다.

선거 전문가들 또한 현 정권에 대한 국민들의 견제 심리가 선거전 내내 기승을 부린 `천안함발(發) 북풍(北風)`을 밀어냈다고 평가하고 있다.

사실 이번 선거는 선거전 초·중반까지만 해도 여당의 압승이 예상돼왔다.

공식 선거운동 개시일인 지난달 20일 천안함 침몰원인에 대한 합동조사단의 조사결과 발표 이후 안보정국이 급속도로 조성되면서, 여권이 북풍을 타고 무난히 승리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그 결과 정부의 4대강 살리기 사업이나 무상급식 찬반 논쟁, 세종시 수정안 논란 등 굵직한 정책 이슈들은 한나라당의 '북풍'과 노무현 전대통령의 친위세력이 대거 선거전에 뛰어들면서 불기시작한 민주당의 '노풍'아래 모두 수면아래로 묻히고 말았다.

그러나 선거전 중반 한나라당 지도부가 공식 석상에서 천안함 사건을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면서 `역풍`이 일기 시작했고, 특히 정부의 천안함 사태 후속조치 발표 이후엔 주식과 외환시장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밑바닥 표심(票心)에도 적잖은 변화가 일기 시작했다는 게 선거 전문가들의 평가다.

여기에 선거 막판까지 야권이 후보 단일화를 통해 단결된 모습을 보여 준 점도 20∼40대 부동층 표심을 자극해 투표장으로 이끌어내는 동력이 됐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나라당으로선 기초단체장 선거의 경우 공천 결정에 불복한 예비후보들로 몸살을 겪는 등 '자중지란'을 겪은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지역의 경우 공천에 탈락한 현직 구청장들이 무소속 연대를 결성, 당과 전면전을 선언하는 등 여야 대결이 아닌 '한나라당 대(對) 한나라당 출신의 무소속' 후보 간의 대결구도가 형성되기도 했다.

일단 여권은 이번 선거 패배에 따른 책임론 등 심각한 `후폭풍`에 휩싸일 것으로 보인다. 반면 민주당 등 야권은 승리의 여세를 몰아 향후 정국 운영의 주도권을 잡기 위한 전방위 공세를 펼칠 전망이다.

한편 전체 16개 시·도 교육감 선거에선 보수 성향 후보가 10곳, 진보 성향 후보가 6곳에서 승리했다. 특히 관심을 모았던 서울과 경기 교육감 선거에선 진보 성향의 곽노현 후보와 김상곤 후보가 당선돼 향후 수도권 지역의 교육정책에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친 전교조 성향'의 진보성향 후보들이 대거 입성함으로써 경쟁과 다양성을 내세우며 진보진영과 각을 세웠던 현 정부의 교육정책은 급제동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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