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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공영개발방식보다 '민간참여 공공주택' 확대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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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원 기자I 2025.08.21 05:00:50

[공공주택 하세월]③
LH 토지, 민간 시공·분양 맡는 공공주택
직접개발 방식보다 공급까지 시간 단축
민간 우수브랜드 저비용 공급 장점

[이데일리 이다원 최정희 기자] 정부가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택지 조성부터 주택 시행까지 전 과정을 맡기고, 민간 건설사는 시공만 담당하도록 사업 구조를 개편하겠다고 밝히면서 공공주택 공급이 오히려 더 늦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자금, 인력 상황을 고려하면 LH가 공공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여력이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LH가 현재 운영 중인 ‘민간참여형 공공주택’을 확대하는 것이 더 낫다는 의견이 나온다.

[이데일리 김정훈 기자]
20일 국토교통부와 LH에 따르면 LH는 공공주택법에 따라 조성한 공공주택 지구의 전체 주택 중 50% 이상을 직접 건설·공급하고 있다. 공공분양·공공임대로는 재정 손실이 나기 때문에 택지 조성 부지 일부를 민간 건설사에 매각, 손실 난 재정을 메우는 ‘교차보전’ 방식을 유지하고 있다. LH가 정부에 손 벌리지 않고 공공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이유다. 그러나 LH의 땅장사가 주택 가격 상승을 자극해 ‘서민의 주거 안정’이라는 조직의 설립 목적을 훼손한다는 게 정부의 문제의식이다.

김윤덕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말 인사청문회에서 “민간은 시공하는 정도로만 참여해 지금보다 좀 더 한 단계 높은 공공주택을 추진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정부는 LH가 택지 조성부터 부지 조성·주택 건설 시행까지 전 과정을 수행하고 민간 건설사에는 시공만 맡기는 ‘공영개발 모델’을 모색하고 있다.

공영개발 모델로 싱가포르 사례가 거론되지만 우리나라에는 맞지 않다는 게 공통된 인식이다. 싱가포르는 주택개발청(HDB)이 토지 확보부터 건설, 분양까지 직접 수행해 전체 주택의 65%가량을 공공주택으로 공급하고 있지만 전체 국토의 90% 이상이 국유지인데다 관련 손실을 정부 재정이 보전하는 구조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싱가포르는 매년 예산 일부를 주택공급에 배정한다”며 “우리도 LH에 매년 2조~3조원 정도 예산을 주면 사업을 할 수 있겠지만 그런 구조는 아니지 않느냐”고 짚었다.

LH의 사업 구조를 공영개발 방식으로 전환할 경우엔 LH 인력·실행 능력 부족 등에 주택 공급이 더 늦어질 수 있다.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LH의 주택 사업 인력은 올해 963명으로 토지사업 인력(2019명) 의 반토막 수준인데 10만 가구를 직접 개발할 경우 향후 3000명 내외의 추가 인력이 소요된다. 민간 건설사가 LH로부터 택지를 공급받아 주택을 공급할 수 있는 루트도 사라지게 된다.

이에 따라 LH가 현재 운영하고 있는 ‘민간참여형 공공주택 사업’을 확대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이 나온다. 공영개발 모델은 LH가 전체 지분을 갖고 시행하고 민간 건설사는 단순 시공만 하는 반면 민간참여형 공공주택 사업은 LH와 민간 건설사가 각각 택지와 주택 건설에 대해 각각 지분을 갖고 공동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 시행을 맡게 된다. 주택이 분양되면 지분에 따라 이익을 나눠 갖는 방식이다.

주산연에 따르면 LH 직접 개발 방식으로 주택 공급까지 40개월 걸리나 민간참여형 공공주택은 35개월로 시간을 단축하면서도 민간의 우수 브랜드를 저비용으로 공급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3기 신도시로 공급되는 남양주 왕숙 지구의 ‘왕숙 푸르지오 더 퍼스트’도 대우건설이 참여해 민간참여형 공공주택 사업으로 공급되는 단지다.

김덕례 주산연 주택연구실장은 최근 ‘주택공급 활성화 방안’ 세미나에서 “정부의 정책 방향은 LH의 엄청난 추가 자금과 추가 인력 소요가 발생하게 되고, 3기 신도시 전체를 LH 등 공공브랜드로 채울 것인지도 고민할 필요가 있다”며 “최적 대안으로 공공주택 민간참여 방식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LH를 시공 조직이 아닌 설계자, 품질 조정자로 두고 민간과 병행하는 방식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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