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산불 부른 이상기후..인력·재정 늘려 ‘인공강우’ 기술력 키워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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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기주 기자I 2025.04.23 06:00:00

■전문가와 함께 쓰는 스페셜 리포트
이상기후 속 산불 발생 확률 커져..인공강우 역할 주목
각국 앞다퉈 투자..韓 세계적 구름물리실험챔버 보유
타 국가대비 적은 재정 지원..기상공학 전문 인력도 부족
“기상공학은 많은 비용·시간 필요..지속적 투자 있어야”

[박영연 국립기상과학원장·이데일리 이영민 기자] 지난달 말 경북지역에서 발생한 ‘괴물 산불’은 고온 건조한 바람을 타고 열흘간 약 10만4000㏊에 달하는 산림을 집어 삼켰다. 최대 초속 27m의 강한 바람에 의해 만들어진 이번 괴물 산불은 이상기후와 무관치 않다. 이상기후 영향으로 기온과 습도는 오르고 강수량과 풍속은 점차 거세지고 있어서다. 여러 기후 지표를 종합해 산출하는 산불기상지수가 커지고 있는 만큼 산불 발생 확률은 더 높아지고 있다.

박영연 국립기상과학원장. (사진=국립기상과학원)
임도(林道) 확대, 고정익 항공기 도입 등과 함께 강수량을 조절해 피해를 줄일 수 있는 ‘인공강우’는 대형 산불에 대항하기 위한 방안중 하나로 주목받고 있다. 인공강우가 산불을 모두 막을 수 있는 절대적인 방안은 아니지만 충분한 예방책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5㎜의 강우가 1.1일의 산불 예방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있는데 이를 고려하면 연간 100㎜의 인공 증우량을 끌어낼 경우 약 22일 정도 추가적인 산불 예방 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이같은 이점에 미국을 비롯한 중국·태국·아랍에미리트연합(UAE) 등은 이미 인공강우를 통해 이상기후에 대비할 채비를 마쳤다. 반면 우리나라는 세계적인 수준의 기술을 갖췄음에도 전문 인력과 재정 투입 부족에 인공강우를 실전에 투입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 우리나라는 ‘구름씨’ 성분에 따른 강수 형태와 시간을 연구할 수 있는 구름물리실험챔버를 개발해 운영하고 있다. 이는 세계 최초의 구리-스테인리스 구조의 실험시설이다. 지난 2023년엔 이 챔버에서 국내 최대 인공 강수량 기록이 나오기도 했고 지난달엔 미국 기상학회 학술지에 소개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우리나라의 인공강우 관련 예산은 73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정부의 지원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3조 8000억원가량을 투입한 중국과 비교하면 0.2%에 불과한 수치다. 여기에 인공강우 실증기술 연구를 위한 양질의 기상공학 전문 인력 양성도 부진하다. 엄준식 부산대 대기환경과학과(환경연구원) 교수는 “구름 물리를 포함한 기상공학은 관측과 실험을 기반으로 하기 때문에 많은 비용과 긴 시간이 필요하다”며 “기술을 계속 발전시키려면 지속적인 투자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인공강우=구름 속에 빙정핵 또는 응결핵 역할을 하는 구름씨를 뿌려 인공적으로 비를 증가시키는 기상조절 기술.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는 구름에 인위적으로 영향을 주어 비를 내리게 한다.

제주 서귀포시 국립기상과학원에 설치된 구름물리챔버의 모습. 에어로졸챔버에서 만든 구름씨앗을 구름챔버에 넣고 온도를 0도 이하로 서서히 낮추면 빙정(얼음 결정)의 발달 과정을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구름은 수증기가 응결해 생긴 작은 물방울과 얼음 알갱이를 뜻한다. 구름씨앗으로 불리는 구름응결핵은 보통 0.0002㎜(0.2μm)이고 구름방울은 0.02㎜(20μm), 빗방울은 2㎜ 정도다. (사진=이영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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