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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은 8월 둘째 주에 0.32% 상승하며 5년 11개월 만에 최고 상승률을 기록했지만, 9월 들어서는 상승 폭이 점차 감소하는 추세다.
이에 대해 한국부동산원 관계자는 “대출 규제와 단기 급등 피로감이 누적되면서 매수심리가 위축돼 매도·매수 희망가 격차가 지속되는 등 거래량이 둔화하며 상승폭도 둔화했다”고 분석했다.
실제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1941건으로 8월 6114건, 7월 8884건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다.
부동산 업계 전문가들은 이러한 수요자 관망세가 전세시장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한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서울 아파트 매매에 부담을 느낀 수요가 전세로 이동하는 흐름이 형성될 것”이라며 “매매가 상승세는 둔화하더라도, 전세가 상승세는 당분간 지속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고 관측했다.
문제는 전세 매물이 빠르게 자취를 감추고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지난달 24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총 2만 7629건으로 집계됐다. 한 달 전만 해도 3만건을 넘겼던 매물이 빠르게 줄고 있는 것이다.
아울러 지난 8월 서울 전세수급지수는 142.9로 2021년 10월(162.2)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세수급지수는 100보다 높을수록 전세를 찾는 사람이 전세를 내놓은 사람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공급이 적은 와중에 수요가 몰리자 가격은 빠르게 오르고 있다. KB부동산 통계에 따르면 지난 8월 서울 아파트의 3.3㎡(평)당 전세 가격은 평균 2442만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2022년 12월 이후 20개월 만에 최고치다.
상황이 이러자 서울 곳곳에선 최고가 전세 계약이 잇따르고 있다. 강남구 대치동 ‘대치SK뷰’ 전용 93㎡는 지난 7월 21억 5000만원에 전세 계약을 체결했고, 용산구 한강로3가 ‘용산센트럴파크’ 전용 135㎡도 지난달 25억원으로 최고가 계약을 기록했다. 이밖에 용산·강남권이 아닌 곳에서도 최고가 전세 계약이 잇따르는 중이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빌라 전세사기 여파로 비아파트 전세 수요가 아파트로 이동하고 있다”며 “변동금리 대출이 많은 전세시장 특성상 하반기 대출 금리가 내려가면 아파트 전세 수요가 확대돼 가격이 더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