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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현지시간) 줌과 파이브나인은 상호 합의 하에 합병 계약을 종료했다고 발표했다. 파이브나인 주주들로부터 합병 승인을 위한 충분한 표를 받지 못한 탓이다.
두 회사의 합병 무산 소식은 미 법무부가 주도하는 정부기관 간 위원회가 국가안보 차원에서 이 거래를 검토하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진 지 일주일만에 나왔다. 미국 전기통신 서비스 부문의 외국인 참여 평가 위원회는 줌의 파이브나인 인수가 “국가 안보 또는 법 집행 이익에 위험을 초래하는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파이브나인은 앞으로도 독립형 상장기업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파이브나인은 “줌과의 파트너십을 지속할 것이며, 각각의 서비스로서의 통합 지원 및 공동 출시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지난 7월 줌은 147억달러(약 17조4195억원)에 파이브나인 인수 의사를 밝혔다. 줌이 10억달러 넘는 인수를 제안한 것은 처음이다. 코로나19 이후 콜센터 운영 방식이 과거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 판단하고 자사 시가총액의 16%에 해당하는 금액을 콜센터 전용 클라우드 서비스를 운영하는 파이브나인에 제시한 것이다.
하지만 줌은 중국 공산당과의 연계 의혹에 발목을 잡혔다. 줌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산호세에 본사를 두고 있지만 에릭 위안 최고경영자(CEO)가 중국 산둥성 출신의 미국 시민권자다. 또한 중국에 상당 규모의 연구개발(R&D) 거점을 두고 있어 중국인이 줌 운영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의문이 제기됐다.
설상가상으로 지난해에는 줌의 중국 내 임원이 천안문 민주화 시위를 추모하는 화상 포럼을 방해하기 위해 중국 당국과 공작을 벌인 것으로 드러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