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박정수 기자] 국동(005320)이 3세대 플랫폼 통해 항체신약 시장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8일 밝혔다. 특히 리제네론이 형질전환 마우스 플랫폼을 통해 임상시험에서 승승장구하면서 관련 시제품 출시를 앞둔 국동에 대한 주목도가 커지고 있다.
형질전환 마우스 플랫폼은 쥐가 가지고 있는 항체 유전자를 인간 항체로 전부 교체하여 형질전환 마우스에서 치료용 인간 항체를 생산하는 시스템이다. 항원-항체 반응을 이용하여 질병과 연관된 항원 단백질에 결합되도록 만드는 항원의약품의 생산방법은 크게 파지디스플레이와 형질전환 플랫폼으로 나뉜다. 그 중 형질전환 플랫폼의 비중이 약 75% 이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향후에도 이 흐름은 더욱 가속을 붙일 전망이다.
세계적으로 형질전환 마우스 플랫폼으로 가장 주목을 받고 있는 업체는 트럼프 치료제로도 잘 알려진 리제네론이다. 리제네론은 자체 기술 플랫폼인 ‘벨로시수트(VelociSuite)’를 적용하여 성과를 거두고 있다. 리제네론은 영국 역대 최대 규모인 9,785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 임상 3상에서 항체칵테일 ‘REGEN-COV’를 추가적으로 투입한 결과, SARS-CoV-2 바이러스에 대한 자연 항체 반응이 일어나지 않은 혈청반응 음성 환자의 사망 위험률이 약 20% 줄어든 것을 확인했다.
시장조사업체 딜로이트 등에 따르면, 바이오 의약품 시장은 오는 2025년까지 약 5120억달러 규모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중 항체치료제의 비중이 가장 큰 것으로 알려져 있는 만큼 형질전환 마우스 플랫폼의 활용 여부에 따라 향후 기업간의 성장세는 큰 차이를 발생시킬 수 있다. 실제로 리제네론의 경우, 지속적으로 임상시험에 성공하며 지난 3월 약 50조 원이었던 시가총액은 최근 약 64조원까지 증가했다.
국내 업체들도 국산 형질전환 마우스 플랫폼 개발에 뛰어든 가운데, 코스피 상장사 국동의 행보가 두드러지고 있다. 본래 의류 OEM 기업인 국동은 지난해 오창규 대표가 신규 선임되면서 바이오 사업에 본격 진입했다. 바이오벤처기업 휴맵의 CEO이기도 한 오창규 대표는 국동과 휴맵의 연결고리를 잇고 형질전환 마우스 플랫폼 상용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동은 현재 휴맵의 지분 18.07%를 확보하고 있으며, 향후 지배력을 확대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휴맵의 3세대 형질전환 마우스 플랫폼 ‘진테제’는 BAC클론 기반의 유전자 조작 방식을 적용한 기존 기업들과는 달리 대규모 유전체 치환기술(AiCE)을 활용하고 있다. 대규모 유전체를 한 번에 교체, 삽입할 수 있어 유전자 조작으로 전달할 수 있는 크기가 제한적이었던 1, 2세대 플랫폼의 문제점을 극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진테제와 같이 완전인간항체 형질전환 마우스 플랫폼 기술을 통해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 의약품을 개발한 기업은 리제네론을 포함하여 극소수에 불과하며, 리제네론 역시 아직까지는 2세대 플랫폼인 것으로 알려졌다.
상용화 작업도 착실히 진행 중이다. 국동과 휴맵은 공동으로 형질전환 마우스 플랫폼을 활용한 시제품을 올해 하반기 중에 완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인 완제품 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며, 2023년부터는 다국적 제약사들과 공동 임상을 추진하여 리제네론 등 글로벌 기업과 경쟁할 계획이다. AiCE 기술을 기반으로 한 휴맵의 이형접합 형질전환 마우스 플랫폼(Hetero-SynThese)은 다양한 인간항체 생산이 가능하여 리제네론의 플랫폼을 능가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국동 관계자는 “코로나19 펜데믹 이후 항체치료제에 대한 관심은 더욱 커지고 있고, 형질전환 마우스 플랫폼 기술을 확보한 기업들의 성장세가 더욱 두드러질 것”이라며 “당사는 휴맵과 함께 이미 타사 대비 뛰어난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완제품이 생산되는 내년부터 본격적인 성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