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반포한강공원에서 실종된지 닷새 만에 숨진 채 발견된 고(故) 손정민(22)씨의 발인날인 5일, 그의 빈소에는 마지막까지 추모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그의 영정에는 친구들이 가져온 캐릭터 인형과 편지, 과일주스가 놓여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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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씨는 담담하게 편지를 읽으면서도 중간마다 눈물을 감추지 못했다. 그는 영전에 놓인 정민씨의 사진을 바라보며 “네가 결혼하는 것도 보고, 애기도 보고 싶었는데 참 아쉽다”라며 오열했다.
정민씨의 친구들도 영정 앞에 서서 추억을 회상했다. 한 친구는 “정민이는 노는 것을 좋아하는 아이였다. 모든 날 친구들과 약속이 꽉 차 있었다”며 “언젠가 함께 모여 다시 친구들과 떠드는 날이 오길 기도한다”고 말했다.
이어 정민씨의 영정에 “함께 국내·해외여행도 가고 참 많은 걸 했었지”라며 “너의 백만 불짜리 미소가 아른거린다”고 했다. 친구는 또 “솔직히 그립고 보고싶다. 아직 꿈만 같다”며 “너의 사랑스러운 미소를 가슴 속에 새기고 좋은 사람이 되겠다”며 눈물을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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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장례식장에는 친구, 지인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발걸음했다. 부산에서 새벽부터 운전해 왔다는 강모(61)씨는 “저도 똑같이 대학생 아이가 있는 입장에서 (이번 일이) 마른 하늘에 날벼락같이 느껴져 오늘 와서 아버님 손을 꼭 잡아드렸다”며 “모두 꼭 끝까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오전 9시 15분쯤 정민씨의 영구가 운구차에 실렸고 이내 장례식장을 떠났다. 유가족은 관을 끌어안고 트렁크 문이 닫힐 때까지 멈춰 서 있었다. 오전 10시부터 서울 서초구 잠원동성당에서 장례미사가 시작됐고, 오전 10시 40분쯤 끝나 서울추모공원으로 이동했다.
관이 성당에서 나와 운구차량에 실리는 동안 유가족들은 흐느끼며 울었다. ‘너무 아깝다’, ‘이렇게 보내면 안 된다’고 소리치는 시민도 있었다. 정민씨는 서울추모공원에서 화장 절차가 끝난 뒤 경기도 한 납골당에 안치될 예정이다.
손정민씨는 지난달 24일 오후 11시쯤부터 25일 오전 2시쯤까지 반포한강공원에서 A씨와 술을 마시고 잠든 뒤 실종됐다. A씨는 오전 4시 30분쯤 잠에서 깨 귀가했다. 이후 닷새 뒤인 30일 오후 3시 50분쯤 실종 장소 인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A씨는 빈소가 차려진 지 닷새 만인 지난 4일 새벽 빈소를 찾았지만 유가족 측이 거절해 조문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