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업체들은 VR과 AI 등에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시스템(비메모리) 반도체 시장에서 인력 및 투자 부족으로 좀처럼 앞서 나가지 못하고 있다. 국내 업체들이 오랫동안 세계 시장을 선도해 온 메모리 반도체는 전체 시장의 20~25%, 시스템 반도체는 75~80%를 차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반도체는 메모리 반도체와 시스템 반도체 등 두 가지로 나뉜다. 메모리 반도체는 전원이 꺼지면 데이터가 사라지는 휘발성 메모리인 D램과 비휘발성 메모리 낸드플래시 메모리 등 크게 두 가지로, 대체로 개인용 컴퓨터(PC)와 모바일 기기, 대형 컴퓨터 등에 사용된다. 이 분야에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세계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다. 해외 기업으로는 미국의 마이크론 정도가 경쟁업체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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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지난 2002년부터 AP사업을 시작하는 등 시스템 반도체 투자 및 괄목할 만한 성장을 거듭해왔다고 강조하고 있다. 지난 2015년 기준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반도체 가운데 D램과 낸드플래시, SSD 외에도 DDI, 스마트카드IC 등에서 세계 1위를 달성했다는 것이다. 최근 출시된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7에 퀄컴의 스냅드래곤820과 함께 자체 개발한 엑시노스8890이 탑재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삼성전자가 전반적인 반도체 투자 규모를 줄이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지난달 트렌드포스는 삼성전자의 올해 반도체 설비투자(CAPEX)가 115억달러로 전년대비 15% 줄어들 것이며, AP 등의 사업을 담당하는 시스템LSI 사업부는 전년과 동일한 35억달러를 유지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는 기존에 우세한 지위에 있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는 줄어들 것으로, 시스템 반도체는 보수적인 투자 규모를 유지할 것임을 시사하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SK하이닉스는 지난 2004년 시스템 반도체 부문(현 매그나칩 반도체)을 분리, 매각한 뒤 관련 사업 재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SK하이닉스가 현재 진출해있는 사업분야는 이미지센서(CIS)와 디스플레이구동드라이버(DDI), 전력관리칩(PMIC) 등으로 전체 매출의 3% 정도에 그친다. 이 가운데 가장 성과가 있는 분야는 CIS 정도지만 그나마도 소니와 옴니비전, 도시바 등에 밀려 시장점유율 6위 정도를 기록하고 있다. SK하이닉스 측은 “현재 시장 지배력이 매우 미미하지만, 사업 역량을 확보해 나가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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