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웅진홀딩스 측은 “건설 꼬리 자르기를 택하지 않고 지주회사까지 법정관리를 신청한 것은 그만큼 극동건설로 인한 ‘환부’가 크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건설만 잘라내기보다 지주회사가 같이 책임을 진다는 의미이기도 하다”고 강조했다.
웅진과 LIG그룹은 건설 경기가 호황일 때 인수한 건설사들 탓에 발목을 잡혔다는 점에서는 비슷하다. 하지만 ▲그룹의 수익구조 ▲건설 지급보증 규모 ▲법정관리 이후의 먹거리 등에서 큰 차이점이 있다.
LIG그룹의 경우 그룹 내 가장 중요한 계열사는 LIG손해보험(002550). LIG건설의 대주주는 구본상 부회장 일가가 지분 100%를 보유한 타스(TAS)로 지분 89.58%를 보유하고 있었다. 반면 LIG손해보험은 LIG건설 지분을 전혀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즉 LIG건설은 사실상 구본상 일가의 회사로, LIG손해보험이나 LIG홀딩스와 지분 관계가 없어 LIG건설에 대한 법정관리 신청으로 그룹의 핵심 회사인 LIG손보는 LIG건설을 완전히 끊어내게 됐다.
웅진그룹의 경우 그룹내 주요 캐시카우는 웅진코웨이(021240). 웅진코웨이 매각이 막바지 작업에 있었던 만큼 극동건설만 법정관리를 신청하면 웅진코웨이는 예정대로 웅진그룹의 품을 떠날 예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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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에 대한 프로젝트 파이낸싱(PF) 지급보증도 두 그룹의 차이가 크다. LIG건설은 8400억원에 달하는 PF 금융부담을 지고 있었지만 LIG그룹 차원에서 직접적인 재무부담은 없었다.
반면 웅진그룹은 전체적으로 총 차입금 3조5000억원에 극동건설의 PF보증금액까지 포함하면 4조원에 달하는 빚을 지고 있는 상태다. 웅진홀딩스가 건설사업과 관련해 제공한 연대보증액 규모도 1조원 수준(2분기말 기준 극동건설 PF 연대보증 규모 5825억원, 중도금 연대보증 1690억원, 시공연대보증 3324억원), 우발채무만도 7000억원에 달하고 있어 추가 부실 가능성도 크다. 건설만 잘라낼 수 없을 정도로 부실이 그룹내에 전반적으로 퍼져 있다는 뜻이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LIG 사태를 통해 ‘건설 꼬리자르기’에 대한 대기업의 도덕적 해이 논란이 금융권을 강타한 지 1년여 만에 웅진은 더욱 악화된 시나리오를 들고 등장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웅진 사태를 계기로 건설·해운 등 부실 계열사를 안고 있는 기업들이 금융시장에서 돈을 빌리기 어려워지는 등 악재가 번져나가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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