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출범한 한국크루즈포럼의 사무총장을 맡은 염상훈(클럽토마스 대표)씨는 자칭타칭 `크루즈여행의 전도사`다. 그는 크루즈 여행과 관련한 두 개의 사업체를 운영하고 있다. 그중 하나는 크루즈 여행을 판매하는 `클럽토마스(B to C)`이고, 다른 하나는 각종 크루즈 관련 정보를 제공하는 `코리아크루즈 마케팅(B to B)`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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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상훈 대표가 크루즈 여행에 관심을 끌게 된 것은 1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대의 마지막 해에 여수엑스포 개최를 응원하기 위해 모나코 몬테카를로로 날아갔던 그는 엑스포 개최가 실패했다는 소식을 듣고 허탈한 마음에 해변을 찾아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눈에 들어온 것이 엄청나게 크고 아름다운 크루즈선이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말이 안 되는 얘기지만, 정장 차림을 하고 해변에 서 있는 동양인 청년이 좀 특별한 신분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로 보였나 봅니다. 한 승무원이 저를 데리고 배의 곳곳을 안내해 주더군요. 생전 처음 타보는 크루즈선을 돌아다녔는데, 배 안에서 느꼈던 것은 놀라움 그 자체였죠. 어릴 때 많이 봤던 TV 외화 시리즈 `사랑의 유람선’을 실제로 눈으로 보게 됐다는 생각에 흥분을 감출 수가 없었습니다."
일정이 끝나고 한국으로 돌아온 뒤부터 그는 온통 `크루즈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에만 빠져 살았다. 그가 읽은 크루즈 관련 영문 서적이 200권이 넘는다. 여건이 허락하는 선에서 해외에 나가 크루즈 여행을 다니면서 배우고 또 즐겼다. 그리고, 2005년 크루즈 여행을 전문으로 하는 `클럽토마스’라는 회사를 차렸다.
"미국에서 경영학을 전공했지만, `크루즈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밖에 없었죠. 국내는 물론 외국에서도 크루즈 관련 학과는 거의 전혀 없는 실정입니다. 그래서, 크루즈와 관련한 영문 서적을 닥치는 대로 구해서 읽었죠. 크루즈 전문 사업체를 시작하면서부터는 미국, 유럽, 중국, 일본 등 찾아 크루즈 전문가들을 만나 교류를 하면서 열공하고 있습니다."
뒤늦은 감이 있기는 하지만, 국내에서도 대전 대경대학에 크루즈 승무학과가 생겨 인재들이 배출되기 시작했다. 지금까지는 없었던 크루즈 관련 제도도 마련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가야 할 길은 멀지만, 기본부터 차근히 준비해 나가야 한다는 게 염 대표의 생각이다. 정부의 관심과 지원도 필수적이라고.
"하지만, 한국은 크루즈 산업이란 것 자체가 없었다고 봐도 되는 실정입니다. 작년에 인천에서 신호등이 없어서 외국인 크루즈 관광객들이 사고가 났다는 보도를 봤을 때에는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인천에서 내린 크루즈 승객들이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 태부족인데다, 영어로 된 안내책자도 찾기 어려운 게 현실이죠. 승객들을 서울로 들어갈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이마저도 잘 안되고 있고요."
그는 크루즈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일단, 소프트웨어를 갖추는 일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본질적으로는 국적선사가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중국은 크루즈 산업의 가능성을 앞서 내다보고 국가적인 차원에서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결과, 세계시장을 선도해 나가는 나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염 대표의 꿈은 `한국만의 문화`가 담겨 있는 크루즈 산업을 일궈나가는 것이다. "크루즈선의 주요 고객은 편안한 마음을 가지고, 새로운 문화를 즐기고 경험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입니다. 다행히 올해 국적선사가 운항을 시작했고, 이 배가 잘 운항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도울 생각입니다. 그리고 우리만의 색깔이 담긴 크루즈선을 직접 경영해보려고 계획을 하고 있고, 머지않아 그 꿈을 실현시킬 수 있을 거라고 믿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