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 등급강등 후폭풍..프랑스 `직격타`

안혜신 기자I 2012.01.16 10:00:14

사르코지 재선가도에 브레이크..여론 불리해질 듯
프랑스 은행권도 자금 조달 압박 심해질 전망

[이데일리 안혜신 기자]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유로존 국가 등급강등에 프랑스가 직격타를 맞았다. 재선을 노리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의 앞날에 빨간불이 켜진 것은 물론 은행권에 대한 우려도 높아지게 됐기 때문이다.

◇ 다급한 사르코지..재선에 빨간불

현재 상황이 가장 다급한건 사르코지 대통령이다. 대선을 100일 남짓 앞두고 프랑스 국가 신용등급이 36년만에 강등되는 수모를 당한 셈인데 가뜩이나 불리한 여론이 더욱 악화될 위기에 처했다.

▲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사르코지 대통령은 그동안 유로존 문제해결을 앞장서서 주도했다. 특히 AAA 등급 유지를 위해 연금 수령 연령 인상, 각종 세금 인상 등 대중적으로 인기가 없는 프로그램을 연이어 도입했다. 하지만 반발을 무릅쓰고 취했던 이러한 노력이 결국 수포로 돌아가게 된 것. 이 부담은 고스란히 사르코지에게 돌아올 것으로 보인다.

마시밀리아노 그로스만 씨앙스포(Sciences Po, 국립정치학교) 교수는 "이번 등급강등으로 사르코지는 코너에 몰리게 됐다"면서 "AAA등급 유지를 최우선 정치적 목표로 삼았으나 이것이 결국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야권은 벌써부터 사르코지를 압박하고 나섰다. 각종 여론조사에서 사르코지를 근소한 차이로 앞서고 있는 프랑수아 올랑드 사회당 후보는 "이번 등급강등은 사르코지의 패배를 말하는 것"이라고 공격 수위를 높였다.

마음 급한 사르코지는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그는 이날 등급강등에 대해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프랑스가 개혁에 대한 의지와 열정을 가지고 있는한 위기를 헤쳐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이달 말 노동비 감축과 프랑스 경쟁력을 회복시킬 수 있는 정책들을 내놓겠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이 그의 인기를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런지는 불확실하다.

◇ 프랑스 은행권도 `벌벌`
 
프랑스 은행권 역시 직격타를 맞았다. 이미 최악의 시장 상황 속에서 자금 조달을 위해 씨름했던 은행권에 이번 프랑스의 `AAA`등급 상실은 `엎친데 덮친격`인 셈이다. 프랑스 은행권은 이미 지난해 여름부터 유로존 재정불량국 익스포저(위험노출액)로 골머리를 썩고 있다.
 
BNP파리바, 소시에테 제너럴(SG), 크레디 아그리꼴 등 프랑스 3대은행은 이미 지난달 S&P가 부정적 관찰대상에 올려놓은 상황. 따라서 이번 프랑스 등급 강등 여파로 이들의 신용등급 역시 위태롭게 됐다.
 
만약 이들 은행권의 신용등급이 강등된다면 가뜩이나 어려운 자금 조달이 더욱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존 피스 노무라주식연구소 애널리스트는 "이들의 유럽중앙은행(ECB) 의존도가 더욱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등급강등 여파가 프랑스 은행권에 대재앙을 불러일으킬 정도의 수준은 아니라는 의견도 많다. 피에르 플래비 케플러캐피탈 애널리스트는 "시장은 이미 프랑스 등급강등을 예상하고 있었다"면서 "따라서 은행권 상황 악화도 이미 예상됐던 악재"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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