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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인 남성 세수할 때 갑자기 ''푹'' 원인은?

조선일보 기자I 2009.05.20 11:14:00

넥타이가 뇌졸중·녹내장 불러
풀거나 느슨하게 매야

[조선일보 제공] 넥타이를 세게 매는 남성들이 뇌졸중이나 녹내장에 걸릴 위험이 높다는 연구결과들이 나오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정태섭·김긍식 교수팀은 성인 남성 30명을 대상으로 넥타이를 세게 또는 느슨하게 맬 때 목 혈관의 혈류 속도와 혈류량을 조사했다.

그 결과 넥타이를 세게 맨 경우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주된 혈관인 경동맥의 혈류량이 정상 상태보다 약 14%가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또 뇌에서 심장으로 혈액이 되돌아가는 경정맥의 혈류량은 약 33% 감소했다. 넥타이를 꽉 매면 경정맥의 혈류가 일시적으로 폐쇄된 경우까지 있었다.

▲ 뇌에 혈액을 공급하는 목 혈관 X선 사진(왼쪽). 넥타이를 꽉 매 혈관이 좁아진 모습 (오른쪽)./강남세브란스병원 제공

정태섭 교수는 "넥타이를 꽉 매면 경동맥의 혈류도 줄 뿐 아니라 뇌에서 심장으로 가는 경정맥의 혈류는 더 줄어 뇌의 혈관에 혈액이 가득 차는 포화 상태에 이를 수 있다. 이는 뇌졸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긍식 교수는 "담배를 피우거나 고혈압, 동맥경화증 등이 있는 사람들은 넥타이를 맬 때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넥타이를 꽉 맨 채 대변을 보려고 배에 힘을 주거나 고개 숙여 세수할 때, 회의 중 심한 스트레스를 받을 때 갑작스런 뇌졸중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경동맥과 경정맥의 혈류 변화는 눈 안의 압력도 높인다. 이런 상태가 오래 되면 녹내장이 올 수 있으며 시력 상실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서울 예본안과가 성인 남성 18명을 대상으로 넥타이를 꽉 매게 하고 30분 뒤 안압을 측정했다. 넥타이를 꽉 매기 전 평균 13.2mmHg이던 안압이 넥타이를 조여 맨 뒤 평균 15.25mmHg까지 상승했다. 즉, 넥타이가 안압을 약 2mmHg 가량 높인 것이다.

예본안과 조정곤 원장은 "하루 종일 넥타이를 꽉 매고 있으면 안 압이 많이 올라갈 수 있다. 특히 근시가 있는 사람들은 이미 시신경 변형이 와 있을 가능성이 높아 안압이 상승하면 더 위험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넥타이를 맬 때 손가락 두 개 정도가 들어갈 만큼 공간을 비워두라고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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