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뜩이나 SUV 시장이 침체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메이커들의 경쟁마저 치열해지면서, 쌍용차가 급기야 일부 차종의 생산을 잠시 중단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다. 마치 '정글의 법칙'이 작용하는 듯 하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10월중 국내 SUV 차량의 판매량은 총 1만8032대로 전월대비 9.4%, 전년동월대비 19.5%씩 증가했다. 그러나 비교시점인 작년 10월과 올 9월에는 추석이 있었기 때문에 큰 의미가 없다.
올들어 10월까지 전체 승용차중 SUV 비중은 22.3%로, 전년동기 21.1%보다 소폭 증가했지만, 스포티지와 투싼이 인기를 누리던 2004년 연간 30.6%에는 크게 못 미친다. 디젤가 상승과 SUV 차량 세금인상 악재 등으로 SUV 시장의 침체가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10월중 메이커별 SUV 판매의 경우엔 현대차가 월등히 앞섰다. 싼타페 4709대, 투싼 2709대, 베라크루즈 1315대 등 총 8733대로, 10월 전체 SUV 판매량(1만8032대)중 48.4%에 달했다. 현대차로선 이같은 점유율이 월별로 최고였다.
기아차는 쏘렌토 557대, 스포티지 2736대 등 총 3293대로 시장점유율 18.3%를 기록했다. GM대우는 윈스톰이 2389대 팔리면서 13.3%를 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SUV 시장에서도 현대차의 독주 체제가 이어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내주부터 SUV 신차들이 출시되면서 시장점유율 싸움에 혼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은 오는 19일 QMX 신차발표회를 갖고 대대적인 마케팅에 들어갈 계획이어서, 당장 SUV 시장점유율 변화가 예측된다.
르노삼성은 그동안 SM시리즈로 세단만 팔다가 처음으로 SUV를 발표하는 만큼 신차 출시에 상당한 기대감을 걸고 있다. 특히 QMX는 2.0 dCi 디젤엔진을 탑재, 현대차 싼타페·기아차 스포티지·GM대우 윈스톰 등과 경쟁할 것으로 보인다.
또 기아차도 연말내지 연초에 SUV 모하비를 출시할 예정이다. 모하비는 현대차 베라크루즈와 경쟁할 만큼, 럭셔리 SUV를 지향하고 있어 대기 구매자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이처럼 SUV 시장이 전반적인 침체를 보이는 가운데, 메이커들의 치열한 경쟁이 전개되면서, 급기야 쌍용차는 일시적인 생산중단 논의에 들어갔다. 쌍용차는 평택공장 생산1라인에서 생산중인 렉스턴과 액티언의 일시생산중단을 노조측과 협의중이다. 판매부진으로 지속생산에 따른 재고부담을 덜기 위해서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SUV는 고유가와 주5일제 정착에 따른 가족 레저문화 확산으로 2000대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켰으나 판매량은 2002년 29만8000대, 2004년 26만3000대, 2006년 20만7000대로 계속 감소했다"면서 "반면 올 연말에도 SUV 신모델이 지속 출시되면서 완성차 업체간 SUV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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