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장관급 인사, 4년만 방중…中과 관계 개선 기대감

이명철 기자I 2023.08.28 09:10:17

스티븐 길보 환경부 장관, 기후 관련 연례회의 참석
中 관영지 “기후협력 매개체, 데탕트 될 수 있을 것”

[이데일리 이명철 기자] 캐나다의 장관급 인사가 4년여만에 중국을 방문했다. 중국측은 이번 방문을 통해 긴장됐던 캐나다와 관계가 개선될 수 있을지 관심을 갖고 있다.

27일(현지시간) 중국 관영지 영자신문인 글로벌타임스(GT)는 “스티븐 길보 환경·기후변화부 캐나다 장관이 기후 변화와 생물다양성 문제 관련 회담에 참석하기 위해 토요일(26일) 베이징을 방문했다”며 “이는 4년만에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캐나다 장관”이라고 보도했다.

스티븐 길보 캐나다 환경·기후변화부 장관. (사진=AFP)


길보 장관은 국제 환경운동 단체인 그린피스 출신이다. 그는 28~30일 중국에서 열리는 중국 정부의 기후 자문 단체인 중국 국제환경개발협력협의회(CCICED)의 연례 회의에 참석한다.

길보 장관은 방중에 앞서 지난 25일 로이터통신 인터뷰에서 “캐나다와 중국 모두 대규모 배출국으로 우리가 협력할 방법이 있을 것”이라며 “기후 변화와 관련된 여러 문제에 대해 공개적이고 솔직한 대화를 나누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캐나다에서 열린 중국 주재의 UN 제15차 생물다양성협약 당사국총회(CPO15)에 대한 후속조치를 원한다고 전했다. 이때 회담 참석자들은 생태계 보호를 위한 글로벌 협약을 맺었다.

GT는 전문가들의 인터뷰를 인용해 중국과 캐나다는 세계 주요국으로서 협력할 분야가 많다며 이번 길보 장관 방문을 긍정적으로 봤다.

베이징 소재 공공 환경문제 연구소의 마준 소장은 “캐나다는 심각한 탄소 배출을 초래한 자연재해 산불로 고통받고 있어 기후 문제에 대한 전세계 공통 대응의 중요성을 더욱 강조하고 있다”며 “양국은 전통적 에너지 사슬의 주요국으로 에너지 전환과 재생에너지 기술 혁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할 수도 있다”고 평가했다.

중국과 캐나다의 대화는 기후 문제를 넘어 양국간 긴장을 완화할 계기가 될 수도 있다는 판단이다. 캐나다 정부는 지난 2018년 벤쿠버공항에서 미국측의 요청으로 화웨이 창업자의 딸이자 최고재무책임자(CFO)인 멍완저우를 체포한 바 있다. 이후 같은해 중국은 대북 사업가로 활동하던 마이클 스페이버와 마이클 코브릭을 간첩 협의로 체포하며 맞대응했다. 이들은 수년 후 석방됐지만 아직까지 긴장 상태는 계속되고 있다.

중국의 민간 싱크탱크인 차아헐학회의 샤궈한 연구원은 이번 길보 장관의 방중이 양측간의 ‘데탕트’(detente·긴장 완화)를 의미한다고 봤다. 그는 “기후변화 대응은 중국과 서방이 탈이념화를 통해 협력할 수 있던 주요 분야 중 하나”라며 “기후협력 협정이 체결되면 당연히 협력을 한단계 업그레이드하고 다른 분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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