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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철의 성공창업 노하우](1)코로나19 시대, 비즈니스의 세계

박철근 기자I 2020.07.03 08:30:00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 신기철 선임부장·경영학 박사]
사각 틀에 팽팽하게 당겨진 캔버스위에 사람들은 나름의 꿈을 그리며 살고 있었다. 공부하고 쇼핑하고 일했다. 눈뜨면 항상 준비된, 완벽할 것 같았던 하얀 캔버스였다.

하지만 커터칼처럼 예리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은 우리의 캔버스를 찢어 버렸다. 사람들은 죄를 짓지도 않았는데 일상의 자유를 빼앗기고 말았다. 마음대로 만나지 못하고 이동하지 못한다. 잠재적인 피해·가해자로서 마스크 착용을 통해 각자 책임을 다해야 한다. 다행인 것은 눈자 위만 보고도 서로 알 수 있고 미소도 읽을 수 있다.

언택트(비대면)가 예의인 지금 사람들은 눈길마저 거뒀다. 마음을 읽기가 어렵다.

가게를 경영하는 분들의 눈을 훔쳐본다. 특히 포장 주문한 음식을 받아들 때 종종 보게 된다.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라스트오더’ 앱을 통해 최대 70%까지 할인된 음식을 구매한 적이 있다. ‘가게는 뭘 먹고 살아?’ 아내는 혼잣말을 하며 밥상을 차렸다. 남는 식재료를 버리는 것보다 최저가격의 음식을 파는 게 낫다. 다만, 힘들게 버티고 있을 가게주인의 심정을 생각하니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다.

지금은 가계도, 기업도 냉혹한 현실 앞에 직면해 있다. 어려움은 소상공인에서 중소기업으로 옮겨갔다. 지난 4월 중소기업중앙회 조사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 76.2%가 코로나19 피해를 입고 있다. 중소제조업 공장가동률도 66.8%로 세계 금융위기 이후 최저수준이다. 고용사정 악화로 실직이 늘어나고 있다. 모든 지표는 갈수록 더 추락하고 있다.

◇유니콘 기업도 코로나19 피해 직격탄

세계의 찬사를 받던 유니콘 기업도 이 사태를 비켜가지 못하고 있다. 숙박공유 플랫폼 ‘에어비엔비’, 오피스 공유기업 ‘위워크’ 등은 공유경제 비즈니스 모델로 성공했다.

지금 이들 기업의 기업가치가 곤두박질치고 있다. 손정의 소프트뱅크 회장의 비전펀드는 위워크에 대한 자금지원 약속을 철회했다. 위워크 주식 30억달러(약 3조6039억원)어치를 공개매수키로 했지만 지난 4월 계획을 중단했다. 위워크는 지난해 상장(IPO)이 무산되기 전까지는 기업가치가 470억달러(약 56조4611억원)에 육박했지만 지금은 100억달러(12조130억원)에도 못미치고 있다.

에어비앤비 CEO는 지난 5월 “올해 매출은 전년대비 절반에도 못 미칠 것”이라고 발표했다. 이후 직원 4분의 1에 해당하는 1900명을 정리 해고했다. 기업 가치는 반 토막이 났다. 2017년 예측한 기업가치 310억달러(37조2403억원)에 비해 현재 기업 가치는 180억달러(21조6234억원) 수준이다. 이들 유니콘 기업은 코로나19 확산하기 전에는 완벽해 보였다. 그러나 감염병은 공유보다 안전한 고립을 강요했다.

앞으로도 쉽게 나아지지 않을 전망이다.

감염병이 소상인 및 기업에게 새삼 죽음의 계곡이 됐다. 골짜기로 떨어지는 기업이 있을 것이다. 반면 날아올라 건너가는 기업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이 거대한 변화 양상에 기업은 어떤 전략으로 대응해야 할까. 감염병 이전에 세상은 이미 디지털 세계로 전환되었다. 비즈니스 세계는 비대면화, 탈경계화, 실시간화 경향이 빨라지고 있다.

◇ 비대면 현상 심화…유니콘도 전략 수정 필요

언택트는 사실 더 강화된 연결을 의미한다. 첨단 IT(정보기술)를 기반으로 비대면 세상에서 더 연결될 것이다. 화상회의와 온라인 교육은 5G(5세대 이동통신) 기술에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이 결합해 대면 서비스를 닮아갈 것이다.

영화 ‘킹스맨’의 회의장면을 보자. 고글을 끼면 원격회의 당사자가 바로 앞에 앉아 있는 것같다. 온라인 쇼핑몰의 성장이 세계적 추세인 것은 아는 바와 같다. 공유경제 기업도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 연결하고 공유하되 독립성을 보장할 수 있다면 생존할 수 있다. 이것이 비즈니스 세계의 새로운 돌파구가 될 것이다.

‘오늘 날씨는 어제와 다르지 않다’고 말하는 기상 캐스터를 상상할 수 없다.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절대 변하지 않는 것은 없다. 포천지가 선정한 500대 기업이 10년, 20년 후에도 유지할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

예상치 못한 변화 속에서 이전과 같은 완벽을 기대할 수 없다. 완벽한 상태는 변화를 전제한다. 찢어진 캔버스는 우리에게 가보지 못한 새로운 길을 강요한다. 그 길을 스타트업에서 찾아보려 한다.

`코로나19` 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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