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구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가 최근 정부가 내놓은 6.17 부동산 대책에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이 명예교수는 지난 17일 자신의 홈페이지에 ‘주택문제 - 암덩어리 그대로 놓아둔 채 항생제 처방한다고 무엇이 달라질까?’란 제목의 글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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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명예교수에 따르면 150만 채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는 45만명의 임대사업자들에게 제공되는 재산세, 양도소득세, 종합부동산세, 소득세 상의 엄청난 특혜를 그대로 놓아두고서는 부동산 대책은 백약이 무효가 될 것이라는 것이다. 이 명예교수는 임대사업자들에게 제공하는 특혜를 주택시장에 중병을 안겨주는 ‘암덩어리’라고 규정했다.
이 명예교수는 “주택임대사업자로 등록한 상태에서 주택 투기를 한 사람은 주택 보유와 관련한 세금 부담을 거의 지지 않다 보니 주택가격 상승의 이득을 고스란히 챙긴다”며 “그러다보니 너도 나도 주택 투기에 뛰어들고 그 결과 주택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어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명예교수는 6·17 대책 이후 전망에 대해 “전국 곳곳에서 풍선효과가 나타날 것이며 투기꾼들은 규제망을 피해 돈벌이를 할 방법을 쉽게 찾아낼 것이 분명하다”며 “지금 정부가 하는 식으로 주택문제 해결을 시도하다가는 전국이 조정대상지역과 투기과열지구로 묶이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고 꼬집었다.
이 명예교수는 주택문제 해결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바꾸지 않으면 집값 급등에 따른 부동산 문제는 해결이 요원하다고 강조했다. 이 명예교수는 주택임대사업등록제에 따른 각종 조세상 특혜를 철폐부터 시작해야 부동산 문제 해결의 실마리가 보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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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명예교수는 “정치인들의 무관심에 엄청난 좌절감을 느끼고 있다”며 “어떤 정치인은 심각한 문제가 있음을 알고 있으면서도 의도적으로 외면하는 것 같기도 하다”고 아쉬움을 표했다. 표 계산에 따라 부동산 문제를 해결하기보다 미봉책으로 봉합하려는 정치권의 흐름을 지적한 것이다.
이 명예교수는 시장의 상황을 더욱 현실감 있게 파악하고 있는 부동산중개인들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기를 권하면서 “제발 행정관료의 탁상 위에서 문제 해결을 시도하지 말고 관련 전문가의 의견에 귀 기울여야 한다”고 고언했다.
이 명예교수는 1972년 서울대학교 경제학과를 나와 미국 프린스턴대 경제학 석사,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84년 서울대학교 경제학부에 교수로 부임한 후 2015년 명예교수로 일선에서 물러났다. 국내 경제학계에서 재정학의 권위자란 평가를 받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