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위기의 국산차… 주력 신차 하반기 '조기등판'

김형욱 기자I 2016.06.16 08:08:19

그랜저·크루즈·모닝 등 신모델 출시 앞당겨

[이데일리 김형욱 기자] 국내외 판매 부진 위기에 내몰린 국산 자동차 회사가 주요 신차 ‘조기 등판’에 나선다.

16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자동차(005380) 신형 그랜저, 기아자동차(000270) 신형 모닝, 한국GM(쉐보레) 신형 크루즈 등 각사 주력 신차가 예정된 신차 출시 시기를 앞당기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흥국 경기침체에 따른 수출 부진이 예상 이상으로 길어지고 있는데다 지난해 9월부터 시행했던 개별소비세 인하 정책(5→3.5%)이 이달로 끝나며 다음달부터 내수 판매절벽 우려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찌감치 ‘구원 투수(신차)’를 투입해 이 우려를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그랜저·크루즈·모닝 등 신모델 출시 앞당겨

현대차는 신형 그랜저(IG) 출시 시기를 연말에서 11월 말로 앞당기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준대형 세단 그랜저는 오랜 기간 동급 1위 자리를 지켰으나 올 2월 기아차 신형 K7 출시로 고전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출시한 쉐보레 임팔라와 르노삼성 SM7 노바와 동급 수입차까지 경쟁에 가세하며 독주 체제에 균열이 생겼다.

현대차는 지난달부터 그랜저에 100만원 전후의 할인 혜택을 더하며 업계 1위를 되찾기는 했으나 신모델 출시 전까지는 어려움이 이어지리라 보고 있다. 이에 내부적으론 9~10월 출시 가능성까지 검토했으나 연말 대기업의 법인차 교체 시기 등을 고려해 11월 말로 출시 시기를 잠정 결정했다.

비슷한 시기 같은 체급의 고급 세단 아슬란의 판매 확대를 위한 방안도 마련할 계획이다. 그랜저와 아슬란은 현대차가 지난해 11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를 선보인 이후 현대 브랜드의 ‘플래그십 세단’이란 막중한 역할도 맡게 됐다.

중형 SUV 렉스턴 후속 모델의 기반인 쌍용자동차 콘셉트카 LIV-1
쉐보레 신형 크루즈. 한국GM 제공
제네시스 G80. 현대자동차 제공
현대차는 이와 함께 준중형급 해치백 i30 신모델을 하반기 중 투입한다. 그랜저와 마찬가지로 5년 만의 완전변경 모델이다. i30는 국내에서는 대중적이지 않지만 마니아층을 중심으로 월평균 200여대씩 판매돼 온 모델이다. 내년부터는 유럽을 비롯한 주력 시장에서도 판매한다.

기아차도 경차 모닝(SA)과 쉐보레의 준중형 모델 크루즈의 신모델도 이르면 올 하반기 중 나온다. 모닝은 지난 2008년부터 경차 부문 부동의 1위를 지켰으나 올 들어 쉐보레 신형 스파크에 밀려 선두 자리를 내줬다. 한국GM도 내년 상반기 출시 예정이던 쉐보레 신형 크루즈의 연내 출시를 검토 중이다.

쌍용차(003620)도 내년 상반기 중 출시 예정인 렉스턴 후속 콘셉트카를 오는 10월 프랑스에서 열리는 ‘2016 파리모터쇼’에서 공개하기로 했다. 양산에 앞선 마지막 콘셉트카인 만큼 실제와 거의 비슷한 수준이 되리란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쌍용차는 앞서 렉스턴 후속 모델 개발을 위한 새 중형 SUV 콘셉트카를 LIV-1이란 이름으로 공개해 왔다.

◇제네시스 G80·쉐보레 말리부 HEV 당장 내달 출시

각사는 주력 신차 출시를 앞당기는 것과 별개로 당장 내달 이후 출시하는 신차 출시에도 총력전을 펼친다.

현대차는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두 번째 모델인 대형 세단 G80(DH제네시스 후속) 출시 시기를 내달 7일로 확정하고 지난 14일부터 전국 전시장에서 사전계약 접수를 시작했다. 한국GM과 기아차도 이르면 내달 각각 신형 말리부 하이브리드(HEV)와 신형 K7 HEV를 내놓고 올 초 말리부·K7 신모델의 인기를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올 3월 중형 세단 SM6의 인기로 반전에 성공한 르노삼성자동차는 오는 9월 중형 SUV QM6(QM5 후속)을 내놓고 쏘렌토(기아)·싼타페(현대)가 양분한 중형 SUV 시장에 균열을 일으킨다. 한국GM도 미국산 수입 스포츠카 쉐보레 카마로SS를 하반기 중 출시한다.

전기차(EV)와 전기 충전이 가능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차(PHEV) 신모델도 하반기 연이어 나온다. 기아차는 7월 K5 PHEV를, 현대차와 한국GM도 하반기 중 친환경차 전용모델 아이오닉 EV와 쉐보레 볼트(Volt)를 내놓는다.

EV와 PHEV는 아직 시장 규모는 크지 않지만 그만큼 초기 선점 경쟁은 치열하다. 정부는 올 한해 총 1만1000대(EV 8000대·PHEV 3000대)에 보조금을 지급할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 업계는 개소세 인하 종료에 따른 내수 판매절벽과 주력 수출 무대인 신흥국 경기침체 여파로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며 “내수 시장 공략을 위한 신·구형 모델 판촉 경쟁은 올 하반기 최근 7~8년 중 가장 치열할 것”이라고 말했다.

기아자동차 K7 하이브리드. 기아자동차 제공
르노삼성자동차 QM6. 르노삼성자동차 제공
쉐보레 볼트(Volt). 한국GM 제공


▶ 관련기사 ◀
☞현대차 여성 임원수, 美·中 늘고 韓은 줄고
☞[WSF 2016]인공지능의 미래, 삶의 희망·경제적 안정·편리 창출
☞[WSF 2016]최서호 현대차 팀장 "3년뒤 80% 자율주행車로 출근"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