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크대 문짝 페인트칠로 급하게 칙칙한 주방 분위기만 없애고 살았는데, 살다 보니 주방 벽에 타일도 새로 바르고 싶고 싱크볼도 교체하고 싶고 손댈 곳이 계속 눈에 들어온다.
하지만 욕실을 리모델링 하면서 타일 바르고 몸살 날뻔했던 경험이 있었던지라 이제 무턱대고 덤비지는 못하겠다. 게다가 욕실은 바닥에 까는 것이었지만 주방은 벽에 발라야 한다. 아무래도 중력이 아래로 향하니 줄간격 맞추기도 쉽지 않을 것 같고 안 하느니만 못할 듯 해서 대안을 찾기로 했다.
가만히 보니 타일 자체는 깨끗하다. 무난한 흰색에 타일 크기도 커서 다른 타일로 덧방하기 보다 보존하는게 낫다 싶었다. 일단 철 수세미로 닦아보기로 했다. 닦기만 했는데도 좀 달라 보인다. 그런데도 뭔가 2% 부족한 느낌이 드는 것은 바로 타일과 타일 사이 때 탄 줄눈 때문이다.
줄눈제를 새로 사다 바를까 하다가 욕실 벽에 칠하고 남은 초강력 방수페인트를 줄눈에 발라보자는 생각이 번뜩 들었다.
고등학교 때 마지막으로 잡아봤던 미술용 얇은 붓을 사서 줄눈 하나하나에 꼼꼼하게 바르기 시작했다. 타일에 페인트 묻지 않게 줄눈을 그렸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아마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벽화 그릴때 이렇게 진지했을까 싶을 정도로 초집중해서 작업했다. 어깨와 팔이 아파 올수록 주방도 점점 환해졌다.
이제 싱크볼 교체할 차례. 인터넷에서 미리 싱크대에 맞는 싱크볼을 주문했다. 대부분 규격이 정해져 있어서 사이즈를 재고 주문하면 된다. 수전을 부착할 위치에 미리 타공을 부탁하면 구멍을 뚫어 배송해준다. 참 편한 세상이다.
싱크대 아래 수도꼭지를 모두 잠그고 수전과 연결된 호스와 하수구를 분리한다. 싱크볼을 빙 둘러 실리콘을 제거하고 여기저기 못을 제거하니 분리됐다.
새 싱크볼을 넣고 조리대와 연결부위에 실리콘을 쏴준다. 타공된 공간에 수전을 올리고 아래 호스를 연결하니 새 싱크대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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