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어러블 기기 시장 춘추전국 시대 열렸다

박철근 기자I 2014.09.10 12:05:25

삼성 독주에 LG·소니 도전장…내년부터는 애플도 가세
차별화는 애플·가격 경쟁력은 안드로이드 기반 제품이 우위

[이데일리 박철근 기자] 웨어러블(wearable, 입을 수 있는) 기기 시장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렸다. 삼성전자(005930)가 ‘기어’ 시리즈로 독주하던 웨어러블 시장에 LG전자(066570), 소니가 도전장을 던진 데 이어 애플도 9일(현지시간) ‘워치’를 공개하면서 내년부터 본격적인 웨어러블 기기의 한 판 승부가 펼쳐질 전망이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3일 독일 베를린에서 개막한 유럽 가전 전시회 ‘IFA 2014’에 쏟아진 관심의 대부분은 손목형 스마트 웨어러블 기기(스마트 시계)였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 IFA에서는 스마트 기기의 관심 스마트폰에서 스마트시계로 옮겨간 느낌”이라며 “아직은 시장 개화 초기이지만 스마트폰처럼 폭발적인 성장을 이룰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포문을 연 곳은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IFA 개막에 앞서 개최한 ‘삼성 언팩’ 행사에서 자체 통화 기능을 탑재한 스마트시계 ‘기어S‘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스마트폰과 연동해서 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스마트폰이 없어도 3G나 와이파이 망을 이용해 통신 기능이 가능하다. 디스플레이에서도 기존 제품과 차별화를 줬다. 2.0형 커브드 슈퍼아몰레드(AMOLED, 능동형 유기발광다이오드) 디스플레를 탑재해 편안한 착용감을 제공한다. 또 최적화한 글자체를 탑재해 화면에 표시할 수 있는 글자수가 늘어난다.

또 패션과의 협업을 강화하는 기조를 이어가기 위해 계줄 형태의 기본 스트랩과 팔찌 형태의 두 가지 디자인으로 출시돼 패션 아이템으로써의 활용성도 더욱 강화했다.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스마트시계 시장에서 삼성전자는 73.6%의 점유율로 압도적인 1위를 기록 중이다. 이 회사는 기어S 등 기어 시리즈를 통해 스마트시계를 포함한 웨어러블 기기 시장에서 우위를 지속한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세계 최초로 완전한 원형의 플라스틱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를 적용한 ‘G워치R’을 공개했다.

이 제품은 시계 본연의 디자인의 충실하게 제작됐다. LG전자는 “스마트 기기보다는 진짜 시계를 표방한다”고 밝혀 단순한 스마트 기기를 넘어 시계로써의 기능에 충실하려는 모습을 보였다.

이외에도 소니와 대만의 에이수스도 새로운 스마트시계를 선보이면서 웨어러블 기기 경쟁에 불을 지피는 형국이다. 또 반도체 세계 1위 기업 인텔도 스마트시계

애플이 9일(현지시간) 스마트시계 ‘워치’를 발표하면서 웨어러블 기기 시장의 춘추전국시대가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사진 왼쪽부터 삼성전자 스마트 시계 ‘기어S’, LG전자의 ‘G워치R’, 애플의 ‘워치’. 각 사 제공
웨어러블 경쟁구도의 방점을 찍은 곳은 바로 애플이다. 그동안 꾸준히 스마트 시계 출시설이 나돌았던 애플은 이날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워치’를 가장 마지막으로 소개하는 등 심혈을 기울였다.

애플 워치는 아이폰과 연동해 메시지와 전화를 주고받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심박센서를 탑재해 피트니스 기능을 탑재했다.

또 세계표준시와 오차범위 50ms(마이크로초) 이내에 시간을 유지해 시계의 기능과 워치, 워치 스포츠, 워치 에디션 등 다양한 모델을 선보여 패션기기로써의 기능을 동시에 강조했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은 다양한 제조사의 스마트시계를 선택할 수 있는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됐다. 이에 따라 향후 제품의 차별화와 가격이 스마트시계 시장에서의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제품의 차별화 측면에서는 애플이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안드로이드웨어(구글의 웨어러블 기기용 운영체제) 기반의 제품들은 구글의 방침에 따라 제조사별 차별화 된 기능이 없다”며 “오히려 독자 생태계를 구축하는 iOS 기반의 애플 제품이 차별화를 꾀하는 데 유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가격과 디자인 측면에서는 안드로이드웨어 기반의 제품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시계에 가깝게 원형 디자인을 채택한 LG의 G워치R과 모토로라의 모토360 모두 안드로이드웨어 OS를 사용한다.

애플워치는 기존의 삼성, 소니 제품과 동일한 사각형 디자인을 채택해 제품 외형의 차별화는 꾀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가격측면에서도 애플 워치(349 달러, 약 36만 원)가 다른 경쟁사 제품(25만~30만 원)보다 고가인 점도 애플에게는 불리할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 출시되는 애플워치의 성공여부가 전체 웨어러블 시장의 성장 속도를 좌우하는 변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이미 포화된 스마트폰 시장을 대체할 웨어러블 시장에서 어떤 기업이 우위를 점하느냐가 향후 스마트 기기의 패권을 주도할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SA는 세계 스마트워치 시장 규모는 올해 700만대에서 2017년 5510만대로 급격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 관련기사 ◀
☞실적우려에 엔저까지..국내 주식펀드 ‘먹구름’
☞[주간증시전망]'우크라이나·아이폰'..글로벌 변수 속 길 찾기
☞삼성전자, 패션에 기술을 입혔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