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어떤 고통을 해결하는 문제, 어떤 대상에 대해 복지를 제공하는 문제에서 사람의 것만 먼저 해결돼야 한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박소연(40) 동물사랑실천협회(동사협) 대표는 "모든 생명의 고통을 줄이는 문제는 동등하게 이뤄져야 한다"라며 이같이 밝혔다. 뉴시스는 지난18일 서울 종로구 필운동 동사협 사무실에서 그와 만났다.
박 대표는 이른바 '철근악마', '악마에쿠스', '양주 백석고 개 연쇄 살해', '진돗개 도끼 참살' 등 사건을 잇따라 공개하면서 동물학대를 사회적 이슈로 만들어 낸 인물이다.
동사협은 회원들의 제보를 받아 인터넷과 언론에 동물학대 사례를 공개하고 경찰에 고발하고 있다.
그는 어떠한 동물도 인간의 이용대상이 될 수 없다는 동물권리주의자다. '사람도 살기 힘든데 동물을 챙긴다'는 시선에 대해 "인간만 우선한다는 주장은 우리 아이들이 굶으니 아프리카 아이를 도우면 안된다는 주장과 같다"고 반박한다.
그는 "인간도 동물도 평등하다. 모두 고통을 받지 않아야 한다"라면서 "사람들의 고통이 모두 해결돼야 할 때까지 기다려야 한다면 동물은 언제까지 참아야 하는가"라고 되물었다.
하지만 지금은 동물을 이용하되 동물의 생태적인 습성을 고려해 덜 고통스럽게 이용하자고 요구한다. 현실과 이상간 격차를 절충한 것인데 동물권리주의로 가기 위한 과도기인 셈이다.
그는 이같은 논리 아래 지난 2002년 8월 동물보호운동가 7명과 함께 중고차 3대를 가지고 동사협을 만들어 10년만에 회원수가 6만여명에 육박하는 단체로 성장시켰다. 처벌규정 강화를 골자로 동물보호법 개정도 이끌어냈다.
박 대표는 동물학대 방지를 위험수위에 다다른 우리사회내 폭력성을 해소하고 약자 배려 문화를 안착시키는 문제와 함께 봐야 한다고 주장한다. 약자인 동물에 대한 폭력은 동물에게만 그치지 않고 사람한테도 이어진다는 것이 이유다.
그는 "연쇄살인범 중에는 어렸을 때 동물학대 경력이 있는 사람이 많다"면서 "동물학대는 사회적인 문제다. 우리사회 폭력성 문제와 약자 배려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문제로 보자"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활동가로서 경험을 토대로 동물유기와 동물학대를 막기 위해서는 어렸을 때부터 동물과 공존을 가르치는 교육이 시급하다고 주문했다. 동물은 더럽고 무서운 존재라는 어릴 적 교육이 선입견이 돼 동물학대를 불러온다는 이유에서다.
그는 마지막으로 공동주택에서 애완동물을 키우고 성대수술 등을 하는 일부 애견인의 행위에 대해 질문을 받고 "질서를 지키고 이웃과 조화로운 생활을 해야한다. 수술에 반대하지만 이웃에게 심각한 피해를 준다면 필요하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