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들은 5월 주식시장 역시 글로벌 경기흐름과의 신경전을 지속하면서 박스권을 오르내릴 것이라는데 무게중심을 뒀다. 다만 점차 불확실성이 해소국면에 접어들면서 주가 반등의 기회를 엿볼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유로존 위기 작년과 다르다
5월은 유로존(유로화를 쓰는 17개국) 선거의 달이다. 6일 프랑스 대선과 그리스 총선, 13일 독일 지방선거, 31일 신재정협약에 대한 아일랜드 국민투표 등 국내 증시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일정이 줄줄이 대기하고 있다.
특히 프랑스대선에서는 신재정협약에 대한 재협상을 요구하고 있는 올랑드 사회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정치적 불확실성이 증폭되고 있다. 스페인이 신용등급 강등에 이어 구제금융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도 경계요인이다.
이러한 유로존의 혼란은 주식과 같은 위험자산 선호현상에 제동을 걸고, 결과적으로 한국을 비롯한 이머징 증시의 외국인 자금 이탈을 가속화시킬 수 있다는 점에서 악재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지금의 유로존 위기를 지난해와 같은 수준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시스템 위험을 제어할 수 있는 유럽의 안전장치가 이전보다 강화됐다는 것이다.
삼성증권은 "유럽의 불확실성이 단기에 끝날 이슈는 아니지만, 은행권의 유동성이 풍부하기 때문에 2011년 하반기와 같은 신용경색 확대로 이어질 가능성은 낮다"며 "프랑스 대선 등 정치적 불확실성이 5월 중순에는 해소되면서 금융시장도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숨은 모멘텀이 기지개 편다
유로존 위기가 당면한 변수라면 미국과 중국 경기부양에 대한 기대감, 견조한 실적호조 등은 유로존 너머에서 반전을 모색하기 위해 대기중인 모멘텀이다.
우리투자증권은 "미국이 4월말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에서 3차 양적완화(QE3) 가능성을 재차 확인시켜줬고, 일본은행(BOJ)에서는 자산매입기금을 추가로 10조엔 확대키로 합의했다"며 "이는 중국의 경기부양의지를 자극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동양증권은 "유럽연합 경제대국들의 경기부진에 대한 우려가 있지만 미국의 견조한 경기회복과 중국의 경기모멘텀 개선이 예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글로벌 경제성장 동력 둔화에 대한 우려는 기우(杞憂)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6월에 예정된 G20정상회담, 미국 오퍼레이션 트위스트(Operation Twist) 종료, 모간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선진지수 편입 여부 발표 등도 증시에 선반영될 경우 긍정적 주가흐름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박스권 탈출 기대.. 電·車 추천
증권사들은 5월 코스피지수의 예상범위(밴드)를 최저 1890에서 최대 2150 사이로 제시하면서, 박스권 탈출 가능성을 점쳤다.
특히 동양·삼성·우리·현대 등 상당수 증권사들이 5월 코스피밴드 하단을 1930으로 전망하며, 이 지수대에서 지지선을 구축하며 반등을 모색할 것으로 내다봤다. 우리투자증권은 "1930을 전후로 120일선, 200일선, 24개월 이동평균선 등 다양한 지지선이 밀집돼 있는 만큼 강력한 지지력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코스피 전망치 상단을 가장 높은 2150으로 전망한 키움증권은 "5월 증시가 악재 해소 과정을 거치면서 박스권 상단을 넘어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증권사들이 가장 많이 추천한 5월 유망업종은 지난달 좋은 흐름을 보인 전차군단(전기전자·자동차)이었다.
하나대투증권은 "반도체는 휴대폰의 선전과 더불어 2분기 D램 가격 상승률이 20%를 웃돌 것으로 전망돼 타업종보다 높은 이익성장성이 기대된다"며 "자동차도 예상보다 높은 미국시장 성장과 유럽 점유율 및 중국 공급량 확대 등에 따른 판매증가세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세계1위 SNS기업 페이스북이 5월 상장을 앞두고 국내 인터넷 관련 기업의 재평가도 기대된다며, 네오위즈인터넷(104200)·한국사이버결제(060250)·인프라웨어(041020)를 관련주로 꼽았다.
반면 증권사 가운데 상대적으로 신중한 5월 전망을 내놓은 대신증권은 중순이후에는 주가조정에 대비한 방어적 업종 선택이 필요하다며, 음식료·유통·통신 등을 추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