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반도체의 힘은..."

류의성 기자I 2010.07.08 09:32:50

삼성 반도체 `아파트와 반도체` 글 화제
반도체 공정을 아파트 건축에 비유..`알기 쉽다` 반응

[이데일리 류의성 기자] "저는 삼성 반도체에서 쉽게 말하면 아파트 뼈대를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무엇이든 기초가 튼튼해야죠. 삼성 반도체의 힘입니다. "

삼성전자(005930) 반도체사업부에 근무하는 박 책임연구원. 그는 부모님이나 친척들이 반도체에서 하는 일이 뭐냐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그럴 때마다 진땀이 났다. 어려운 영어 단어, 전문 용어 등을 동원해야하는데 이를 최대한 사용하지 않고 쉽게 설명할 방법이 없었다. 반도체 전문가라 하지만 난감한 일이었다.

그런데 이제 그는 자신이 어떤 일을 하는지 비유를 들어 쏙쏙 귀에 들어오도록 설명할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아울러 2분기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린 삼성 반도체의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도 쉽게 설명할 수 있게 됐다.

얼마전에 사내 직원이 올린 `아파트와 반도체`라는 글 덕분이었다.

반도체의 제조공정을 아파트 건축에 비유하니 굳이 복잡하고 난해한 용어를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 그의 얘기다.

반도체 칩을 만들기 위해선 반도체 설계→ 마스크 제작→ FAB 공정→ 패키징→ 신뢰성 검사→ 출하 단계를 거친다.

이 공정은 아파트 건축에 비유하면 `아파트 설계→ 철근 및 거푸집 작업→ 시멘트 및 내외장재 작업→ 전기배선 및 조경작업→ 시공검사→ 분양`이라는 얘기다.

아파트 설계는 땅에 아파트 배치와 물, 나무, 조경을 고려하고 주민들의 동선과 주차공간도 고려해야한다. 반도체 설계도 작은 공간에 많은 셀(Cell)를 그려넣고 고속동작이 잘 되도록 효율적으로 설계해야한다.

아파트의 뼈대 즉 기초 틀을 만드는 작업은 마스크 제작에 비유할 수 있다. 웨이퍼 위에 원하는 패턴을 찍을 수 있는 틀이 바로 마스크다. 반도체는 수많은 마스크를 층층히 쌓아 올려 만든 것이다.

팹 공정은 거푸집에 시멘트를 붓고, 굳히고, 필요한 곳에 구멍내고, 평평하게 만드는 시멘트 및 내외장재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여기에는 포토와 부식, 에치 등 반도체 8대 공정이 포함된다.

아파트 외형이 갖춰지면 곳곳에 전기배선을 깔고 조경 작업을 갖추면서 생명을 불어 넣는다. 이는 패키징에 비유할 수 있다.

제품에 하자가 없는지 꼼꼼하게 검사하는 신뢰성 검사와 출하는 각각 시공검사와 분양에 대응할 수 있다.

글을 쓴 사내 직원은 "저는 얼마전까지 시멘트 붓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 요즘은 아파트가 잘 만들어지고 있는지 현장 감독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도 반도체와 아파트가 어떻게 같냐고 반문하는 분들께는 아파트와 반도체의 가장 큰 특징은 우리나라가 최고라는 사실만큼은 분명하다고 말씀드리겠다"고 글을 마무리했다.

이 글은 삼성 사내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다. "반도체는 어렵다는 막연한 생각을 갖고 있었는데 훨씬 이해하기 쉬워졌다"는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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