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daily 김수헌기자] 동부아남반도체(001830)가 내년초부터 유럽 최대 전자업체인 필립스에 비메모리반도체 LDI(LCD 구동칩)를 대량 공급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동부아남반도체는 최근 네덜란드 필립스 본사로부터 부천공장의 LDI 웨이퍼와 생산공정에 대한 "수율(YIELD)""품질" 적합 판정을 통보받고, 최종 승인을 기다리고 있다. 최종 승인에는 통상 2개월 정도 걸리는 만큼 동부아남은 내년초부터 본격적인 장기공급에 들어갈 전망이다.
동부 아남은 앞서 지난 9월부터 필립스와 비메모리 LDI 공급협상을 벌여 최근 LCD 구동칩 웨이퍼 테스트에서 "적합" 판정을 받았다. 이는 동부아남의 생산공정과 웨이퍼가 필립스 제품에 사용될 수 있다는 뜻으로, 최종승인을 위한 "신뢰도 테스트"를 거치면 공급 계약을 체결하게 된다.
동부아남이 필립스에 공급할 제품은 휴대폰용 LDI다. 필립스는 현재 월 500만개 가량의 휴대폰용 STN-LCD를 생산, 삼성SDI, 세이코 엡슨과 함께 글로벌 톱3에 올라 있다.
아직 구체적인 물량은 확정되지 않았으나, 업계에서는 월 5000장(8인치 웨이퍼 기준) 안팎의 초기물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경우 필립스가 생산하는 휴대폰용 LCD에서 동부아남의 LDI칩이 차지하는 비중이 40%선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동부아남은 필립스에 대한 휴대폰용 LDI공급에 이어 앞으로 LG필립스LCD가 생산하는 대형 LCD 모니터용 LDI 공급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동부아남 관계자는 "휴대폰용 LDI 공급이 가장 유력하며, 필립스의 요청에 따라 LCD모니터용 LDI공급도 가능할 것"이라고 밝혔다.
동부아남반도체는 늘어나는 주문에 대처하기 위해 상우공장에 대한 신규 설비와 부천공장의 보강 설비투자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동부아남은 이와 관련, 설비 증설을 위해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기존 부채 5100억원의 만기연장을 포함해 총 10억달러(1조 2000억원 가량)의 금융지원을 요청했다.
회사 관계자는 "최근 카메라폰용 CMOS 이미지센서를 국내 최초로 양산하는 등 기술개발과 양산능력 배가, 품질, 원가경쟁력 개선 등을 바탕으로 국내외 거래선 개척에 주력하고 있다"면서 "앞으로 휴대폰과 디지털카메라 등의 성장세에 따라 DSP(디지털신호처리칩), LDI, CMOS 이미지센서 분야 물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한편, 동부아남반도체는 "실생산" 기준으로 웨이퍼(8인치) 물량을 현재 월 2만 5000장에서 연말까지 3만 5000장 수준으로 대폭 늘릴 계획이다.
회사 관계자는 "월 2만장을 생산하는 부천공장은 연말까지 2만 5000장으로, 상우공장은 7000장에서 1만장으로 늘리는 등 두 곳 공장의 실생산 규모를 40% 이상 증가시킬 방침"이라고 말했다. 상우공장은 최근 0.18㎛(미크론) 증설작업을 끝내고 0.13㎛ 설비구축 작업을 진행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