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태 주택은행장 신년사(전문)

김병수 기자I 2001.01.02 11:35:47
친애하는 임직원 여러분! 큰 기대와 환호 속에 새로운 천년을 시작한 것이 엊그제 같은 데, 벌써 한 해를 보내고 2001년을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지난 한 해는 정말 많은 변화와 성과가 있었습니다. 먼저 지난 연말 국민은행과의 합병 합의로 우리은행의 경영비전인 세계일류 소매은행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서고, 나아가 국제금융시장에서 세계 일류은행과 당당히 경쟁할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 당기 순이익이 비록 목표에 미달했으나, 우리 은행 설립이래 최고 수준의 경영성과를 달성하였고 경영전반에 걸친 혁신이 착실히 뿌리내리고 있습니다. 신영업점 체제는 이제 하나 둘씩 정착되어 그 효과가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일인당 처리건수가 10%나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고객 대기시간은 50%정도 감소하였고, 전반적인 고객만족도가 개선되고 있음은 물론 우수고객 수와 교차판매 비율이 크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는 지원센터와 콜 센터에서 후선업무와 전화상담을 처리해 주었기 때문입니다. 이번 파업기간 동안에도 기업금융과 주요 고객에 대한 서비스는 큰 차질없이 이루어졌습니다. 이러한 모든 것이 신영업점 체제의 성과이며 강점이라 하겠습니다. 또한 우리 나라 은행으로서는 최초로 뉴욕 증시에 상장하였으며, 2002년 월드컵 축구대회에 공식 후원은행으로 선정되었습니다. 특히 뉴욕증권거래소 상장은 국제기준의 경영시스템과 회계 투명성을 갖춘 은행임을 인정받은 것이며, 향후 우리 은행 자금 조달원의 다양화 및 조달비용 절감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디지털 시대를 앞서 나가기 위해 새롭게 도입한 인터넷뱅킹 시스템은 50만명의 회원에게 편리하고 유용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끊임없이 신규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는 전문성과 역량을 갖추어 가고 있습니다. 불우이웃돕기 성금이나 사랑의 집짓기운동과 학술기관, 대학에 기부금 지원, 임직원의 봉사활동 참여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소홀히 하지 않았습니다. 이것은 우리은행이 수익을 많이 내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일입니다. 이 모두가 임직원이 혼연일체가 되어 헌신적으로 노력한 결과라고 생각하며, 이 자리를 빌어 전국의 모든 지점, 지역본부, 본점 임직원 여러분께 그 동안의 노고를 높이 치하드립니다. 임직원 여러분! 그러나 우리는 큰 상처를 안고 지난 한 해를 마무리 했습니다. 파업은 너무나 안타까운 일이었습니다. 국가 경제의 대동맥인 금융시스템을 마비시키는 일은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일입니다. 아무리 근로자의 권익을 위한 일이라 해도 금융인으로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었습니다. 파업의 상처는 아프지만, 교훈을 얻을 수 있다면 그나마 가치가 있다고 하겠습니다. 실추된 은행이미지를 끌어 올리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인다면 고객의 신뢰를 조속히 회복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상호간의 갈등과 불신의 골을 양보와 화해로 메워 나간다면, 비 내린 뒤 땅이 굳어지듯 유익할 수 있습니다. 영업점이나 본부팀 등 단위조직을 책임지고 있는 관리자들은 리더십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꼈을 것입니다. 이 또한 중요한 교훈입니다. 임직원 여러분! 국내 금융시장이 세계 일류은행의 각축장으로 변하고 있는 현 시점에서, 국제경쟁력을 갖춘 최우량은행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우량은행간 합병이 필요했습니다. 또한 국가 전체의 경제 회복과 어려움에 처한 기업의 조기 회생을 돕고, 우리 나라의 국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도 꼭 필요한 과제였던 것입니다. 이제 몇 달이 지나면 국내 금융기관 최초로 세계 60위권의 초대형 우량은행이 태어나게 됩니다. 새로 탄생할 통합은행은 국내 금융시장의 모든 부문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시장지배력과 영업망, 고객기반을 갖추게 됩니다. 이러한 경영자원은 국내에서만 시장을 지배하는 지역은행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명실상부한 세계적 우량은행으로 도약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입니다. 또한 특정 사업부문에서의 손실은 타 부문에서의 이익으로 대체할 수 있는 안정된 사업구조를 갖추게 됨과 동시에, 환경변화에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이 향상됨에 따라 우리의 운명을 스스로 결정할 수 있는 강력한 은행이 될 수 있습니다. 통합은행의 경영자원은 앞으로 수익성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입니다. 광범위한 영업망은 은행상품은 물론 다른 금융기관의 상품을 판매하는 창구로도 활용됨으로써 획기적인 수수료 수익 증대가 가능할 것이며, 지금까지 원가에 미달하는 수수료나 금리로 영업해 온 국내 관행을 시정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또한 우량은행으로의 자금이동과 신인도 향상에 따른 조달비용 절감을 통해 막대한 추가 수익 창출이 예상됩니다. 이러한 안정된 수익기반은 향후 은행경쟁력을 가름할 수 있는 IT분야와 신사업 부문에 과감한 투자를 가능하게 할 것입니다. 두 은행의 영업망과 인력구조 등을 고려하여 전문적으로 분석한 결과 비자발적인 인력감축은 필요하지 않으며, 또한 직원들의 사기를 떨어뜨리고서는 고객만족과 주주가치 제고는 달성할 수 없다는 사실을 본인이 너무나 잘 알고 있습니다. 이질적인 기업문화 충돌 문제도 두 은행 임직원의 노력에 의해 충분히 극복할 수 있다고 확신하며, 우리 은행은 이미 국내외 다른 은행의 통합 사례를 연구하여 순조롭게 통합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해 놓고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합병 후 통합은행은 「세계 속의 한국을 대표하는 초우량 은행」으로 자리매김 하게 될 것이며, 이를 통하여 주주에게는 최고의 주주가치를 실현하고, 고객에게는 최상의 금융서비스를 제공하며, 직원에게는 본인의 능력과 적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기회와 대우를 제공하는 최고의 은행이 될 것임을 확신합니다. 임직원 여러분! 새해에도 금융영역간 장벽 완화·제거 속도는 더욱 빨라질 것입니다. 시티은행과 HSBC 등 앞선 경영 시스템으로 무장한 세계 일류 금융기관들이 점포망을 확대하여 공격적으로 영업에 나설 것이며, 특히 신용카드 등 소매금융부문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우리 은행은 국민은행과 통합을 성공시켜 2단계 금융구조조정을 선도해야 하는 입장에 있으며, 은행의 미래는 통합과정의 성공여부에 달려 있습니다. 그래서 새해 최우선 경영목표를 「성공적인 통합」에 두고자 합니다. 그리고 국내 금융시장에서 확실히 시장주도권을 가지고 이에 걸 맞는 경영성과를 높이기 위해 금년도에도 공격적인 내부 재무목표를 설정했습니다. 전 임직원이 합심하여 전력을 쏟는다면 충분히 달성할 수 있으리라 생각하며, 이제 이러한 목표들을 달성하기 위해 중요한 몇 가지 사항을 당부하고자 합니다. 첫째, 모든 임직원들이 힘과 지혜를 모아 성공적인 통합을 이루는데 최선을 다해야 하겠습니다. 주택금융, 신용카드, 중소기업금융 등 양 은행이 보유한 강점을 살려 시장에서 전략적 입지를 강화하고 합병 시너지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모든 지혜를 모아야 합니다. 통합작업은 가능한 신속하게 진행되어야 고객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낭비를 줄일 수 있습니다. 통합작업은 매우 새로운 일이며 힘든 과제입니다만, 이 과정에서 많은 것을 새롭게 배울 수 있습니다. 통합과정에서 그리고 통합 이후에도 두 은행 직원은 서로 존중해야 하며, 두 은행간 기득권 다툼이 있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고객과 주주에게 무엇이 더 중요한가를 기준으로 모든 일을 결정해야 합니다.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주주와 고객의 이익을 훼손하는 일이 있어서는 절대로 안될 것입니다. 주주와 고객의 이익을 향상시켜야 자신의 자리와 권한이 보호받고 유지됩니다. 매일 매일 기득권을 포기하고 새롭게 변화해야만 자신의 일자리가 더욱 든든해 질 것입니다. 주주와 고객의 이익에 반한다면 어떤 제도나 일자리도 보호될 수 없습니다. 통합작업은 개혁의 과정이 되어야 합니다. 기업관료주의는 그대로 두면 매일 매일 강화되고 의사결정을 지연시킵니다. 주주와 고객의 이익이 아니라 자기 이익 보호를 위해 권한을 행사하려는 유혹이 따릅니다. 경영층이 앞장서서 기업관료주의를 매일 매일 제거해 나가야 합니다. 결재 단계를 단축시키고 속도를 높여야 합니다. 신속한 의사결정과정은 가치 창출의 필수조건입니다. 본인은 통합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 많은 임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주는 방안을 강구하겠습니다. 이렇게 되면 모든 직원들이 주주가치를 올리기 위해 한층 더 노력할 것입니다. 다만 영업점은 성과측정이 가능하므로 성과급의 비중을 높이고, 성과측정이 아직 체계화되어 있지 않은 본점은 성과급을 작게 하는 대신 Stock option을 좀 많이 줄 수도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둘째, 국내 금융시장을 선도하는 최우량은행에 걸맞게 경영성과도 올려야 합니다. 수익성과 건전성 등의 면에서 선진은행 수준의 경영성과를 달성해야 하며, 이를 위해 수수료 수익기반 확대, 핵심예금 증대, 주거래 고객 증대 등을 강력히 추진하고, 연체대출금 집중관리체제 및 사전워크아웃 제도를 정착시켜 자산건전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입니다. 셋째, 신경제 질서에 주도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강화해야 합니다. 인터넷과 전자결제시장을 선도하고, 인터넷뱅킹으로도 고객관계관리(CRM)를 활용하여 개인자산관리 및 맞춤서비스를 제공하고 수익성을 높여야 하겠습니다. 그리고 정보시스템 등 지식경영기반 구축, 우수인력 육성과 변화 지향적인 조직문화를 정착시키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입니다. 넷째, 세계일류 은행수준의 핵심역량을 구축하는데 더욱 매진해야 할 것입니다. 차세대 IT Master Plan의 조기 실현을 위해 대폭적인 IT부문 투자와 함께 新성과관리체제를 정착시키고, 통합위험관리시스템을 정교하게 구축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고객지향적 新영업점체제 완성 및 마케팅 능력도 강화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무엇보다 두 은행이 계획하고 있는 사업 가운데 중복투자가 예상되는 부분은 우선 협의하여 자원 낭비를 막아야 하겠습니다. 임직원 여러분 고객과 투자자는 우리 두 은행을 주시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 우리 은행은 주주가치와 고객만족을 경영이념으로 삼고, 직원 여러분의 헌신적인 노력으로 세계일류수준의 소매은행을 향한 경영혁신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왔습니다만, 이제 새로운 시험대에 올라서 있습니다. 합병 후 성공적인 통합과 시너지 창출이라는 새로운 도전을 맞이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지금이야 말로 우리가 쌓아 온 팀&50916;과 역량을 힘껏 발휘할 때입니다. 이제 장기적인 은행발전을 어떻게 이루어 나갈 것인지에 모든 직원의 지혜와 노력을 쏟아 주시기 바랍니다. 여러분의 열의와 적극적인 협력이 없다면 우리에게 주어진 과제를 성공시킬 수 없을 것입니다. 끝으로 지난 한해 동안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맡은 소임을 다해 훌륭한 경영성과를 이루어 낸 임직원 여러분께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새해에도 여러분의 가정에 건강과 행복이 넘치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01. 1. 2 은행장 김 정 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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